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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  레시피

김성철

  외로울 땐 자극적인 게 좋다. 떠난 사람을 질기게 원망하고, 속을 뒤집어 놓듯 멸치의 속을 날카롭게 긁고 물에 풀어놓을 것, 시원하지만 아프게


  물과 함께 끓이고, 단물 빠진 껌을 뱉듯 멸치를 팽개칠 것. (소심한 사람일수록 대범하고 창대하게)


  1인분의 양은 고추장 2스푼과 물엿 한 스푼 정도이다. 꼭 지킬 필요는 없다. 맛은 길들여진 것. 버려지는 것도 길들여짐의 한 방편.

 

  떡을 넣고 어묵을 넣는다. 역시 지킬 필요 없다. 가늠은 늘 모자라거나 넘친다. 너의 시선을 의심하라. 


  미원 혹은 소고기 다시다. 너는 평범하고 대수롭다. 허상으로 단단히 무장하라.


  각종 야채를 넣는다. 단, 따라 들어가진 않는다. 농도 짙은 나트륨은 철저히 나를 절인다. 추억이란 함정.


  국수를 삶아 연애의 두께를 가늠하라. 외로움의 적은 포만이다. 포만을 느꼈다면 목 깊숙이 손가락을 넣고 구역질을 시작하라. 자극에 자극을 더해 더 깊이 외로움에 빠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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