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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Lewis
김성철
할 일이 없으니 당신 잊고선
풀빛에 온몸을 맡겨야지
풀잎이 들이는 수관만큼
물들이고서는
내 이름마저 잊어버려야지
이름도 잊고 당신도 잊었으니
생의 업이 없으니
바람의 무게만큼 나이를 들이고서는
늙어야지
어느 날,
장마전선처럼 불쑥
당신이 내게 들이치면
나는
할 일도 잊은 채 당신이나 잃어버려야지
정체된 비구름을 이고선
꾸덕꾸덕 말라 가야지
전북 군산 출생 불현듯 시인이 되고 싶었다. 그리고 선배들과 술을 제조했고 시를 읽었다. 시인이 되었고 시인이란 직함이 무서웠다. 삶이 변비에 걸렸다. 시집 『달이 기우는 비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