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 브로치와 소녀

by 한진수 Poesy




금빛 브로치를 단 소녀

공허하게 반짝이는 뿔 달린 사슴 문양

사슴은 무엇이 슬픈지 으슥한 숲속을 홀로 거닐며

익숙하지만 이름 모르는 꽃과 풀을

크고 둥근 눈망울에 담는다


소녀는 푸른 원피스를 입고

원피스 자락은 춤추듯 하늘거리며

시집을 가방에서 꺼내다

한 줄도 읽지 않고 도로 담기를 반복한다


그 소녀가 찾는 풀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 화사한 꽃을 본 기억이 그녀에게는 생생하다

마치 어제 마주친 듯이

그러나 그 파란 꽃은

나는 알지 못하는 텅 빈 밤으로부터

그녀에게 다가온 환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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