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글

by 한진수 Poesy



수업시간 중 소리 높여

다른 아이들이 모르는 단어를 사용해

아는 티를 내려 애쓰는 아이처럼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고

아무도 위로받지 못하는 말들을

소리 높여 이야기하기 좋아하는 어른들은

카페 구석에서 벽을 보고 앉아있다


어른들은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노출 콘크리트 벽도

깊은 교양와 식견으로 감명시킬 자신이 있는 것처럼

사뭇 심각한 표정으로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어른들은 마치 모든 사람들이 언젠가

마음의 지붕을 열 것이고

그렇게 되면 온 세상에 떨어질

불덩이 같은 뙤약볕을 예상하고 있듯

그렇게 선지자처럼 구석자리를 택하고

어른들의 뉴스기사와 책과 글 속에서

세상은 위기에 처해 있고 그 끝을 기다리고 있다

어른들은 충격적이지 않은 것에는

금방 흥미를 잃는다


어른들은 잊혀지기 위해 태어나는 생각들이

잊혀지지 않기 위해 적는 글자들로 바뀌고

문장을 이루자 불멸하는 업적을 이뤘다고 생각한다


어른들이 쓴 역작을 읽는

미래 세대의 아이들은

아무도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문장들을 읽고 위로받지도 못한다


어른들이 걱정하는 세상의 끝이 오지 않는다면,

그럼에도 어른들의 글이

먼 훗날 여러 실용적인 발견들과 함께

고이 간직될 중요 자료로 여겨진다면


아마도 다른 아이들은 모르는,

그래서 언젠가 한 번 멋지게 소리 높여 외칠 수 있는

길거리 아이들의 소꿉놀이 속

들려오는 의미 없는

아이들의 마술주문으로서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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