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by 한진수 Poesy



아버지가 떠나간 뒤

나는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슬퍼하고 우울해했다


세상은 거대한 어둠이었고

나는 끝없이 펼쳐진 어둠을 직시하면서

삶이 끝나면 드리울 영원한 밤에 대해 떠올렸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고 죽음만 영원하다


아내가 나에게 정신 차리라고 하는 말들은

마치 누군가 나에게 물속에서 건넨 말처럼

희미해졌고 아버지가 보고 싶어 졌다


두 달의 시간이 흐르고 점차

청력을 잃었던 사람이 다시

청력을 되찾는 것처럼

나에게 아버지의 소망이 들려왔다


그제야 나는 알게 되었다

아버지가 떠나간 것이 아니란 사실을

아버지는 죽음 이후에도 나의 곁에서

나의 귀에 대고 줄곧 두 달간 소리치고 계셨던 것을


"순간에 충실하고, 절대 떠나보내지 말아라"


아버지의 고함소리는

그토록 선명했으나

나는 그 말을 듣는데 두 달의 시간이 걸렸다

아버지는 꾸준하게 나의 귀에 두 달간 소리 지르시다

내가 그 말을 알아듣자 그제야 나의 꿈속에서 미소 지으셨다


아버지가 나에게 남긴 가르침이었다


일어나라 아들아

순간에 충실하라

단 하루도 그냥 허무하게 보내지 마라


삶은 이토록 아름다운 선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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