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이창훈
붉게 얼린 추억의 살점이
저 안을 가득 채우고 있다
오래 전, 오래도록
내 마음을 가득 채웠던
내장들은 모두 도려진 채
비린내를 풍기며
下水溝 아래로 흘러가 버리고
속살을 잃어버린
육체만 탱탱 얼어붙어
기다리고 있다, 문을 열기를
하혈을 하듯
끊어진 길들이 다시 문
안에서 문
밖으로 이어져
부푼 속살만을
젓가락질한다 해도, 그
손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