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별에서 쓰는 슬픔의 시
- 이창훈
곧 숨을 멎을 것만 같이 가르렁 가르렁
작은 씨앗처럼 부풀었다 금세
가라 앉는 가슴, 비 비 하며 야윈 비는
자꾸만 왔던 길을 지우고, 젖은 몸으로 누워 스스로
문 닫아 어두워진 하늘, 아래 낮게 엎드린
무덤들을 본다, 작은 등도 없이 검은 풀들은
닳고 닳은 몸을 뒤덮고, 집요하게
허물어진 담을 물고 늘어지는 눈 먼
담쟁이들의 손들이 뻗어 더듬는 허공, 저리도
보이지 않는 길들이 그토록 믿었던 분명한 길이었다니
오체투지의 지렁이처럼 온 몸으로 밀고 나갔던 바닥이었다니
풀어진 신발끈을 푼다, 이젠 아무도 넥타이처럼
조이지 않는다, 몸으로 더 이상 갈 수 없는 삶 앞에
더 이상 끌 수 없는 신발이
만삭의 배를 허공처럼 두르고
길 위에 버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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