뻑유

단상(短想), 단상(斷想)들 (23)

by 이창훈

이 세계의 질서가 답답하다고 느껴질 때 가끔씩

오므린 주먹에서 가운데 중지를 살짝 들어 올리고픈

충동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슬며시 고개를 내밀 때가 있다.

아무런 말없이... 침묵하며 차분하게...


지금 이 획일화가... 다양성의 불편함을 못 견디는

이 똑같은 생각의 평등주의에... 그래서 가져 오는

아무 의심 없는 이 안온한 질서에...


에이 엿먹어라!하는 즉자적이고 감정적인 감정에서가 아니라

그 질서에 결코 동의하지 않는다는 아주 이성적인

항의의 한 표시로... 감긴 주먹을 살며시 치켜들고


뻑유!라는 비언어적 표현으로 그 세계의 한 틈에

강력한 균열을 놀람과 충격과 당황스러움

안겨주고 싶어지는 것이다.


물론 이 소극적인 비언어적 표현은 이 질서에

가벼운 비웃음으로 일관만하는 자기 자신에게도

표현되어지는 반성의 기제임도 부인할 수는 없겠다.


자, 오른 주먹을 (왼손잡이는 왼 주먹을) 드시고

하나... 둘... 셋!




망각의 힘(허버드) (1).jpg --'아무 의심 없는 이 안온한 질서에...', Pixabay 무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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