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短想), 단상(斷想)들 (23)
이 세계의 질서가 답답하다고 느껴질 때 가끔씩
오므린 주먹에서 가운데 중지를 살짝 들어 올리고픈
충동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슬며시 고개를 내밀 때가 있다.
아무런 말없이... 침묵하며 차분하게...
지금 이 획일화가... 다양성의 불편함을 못 견디는
이 똑같은 생각의 평등주의에... 그래서 가져 오는
아무 의심 없는 이 안온한 질서에...
에이 엿먹어라!하는 즉자적이고 감정적인 감정에서가 아니라
그 질서에 결코 동의하지 않는다는 아주 이성적인
항의의 한 표시로... 감긴 주먹을 살며시 치켜들고
뻑유!라는 비언어적 표현으로 그 세계의 한 틈에
강력한 균열을 놀람과 충격과 당황스러움을
안겨주고 싶어지는 것이다.
물론 이 소극적인 비언어적 표현은 이 질서에
가벼운 비웃음으로 일관만하는 자기 자신에게도
표현되어지는 반성의 기제임도 부인할 수는 없겠다.
자, 오른 주먹을 (왼손잡이는 왼 주먹을) 드시고
하나... 둘... 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