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창훈 May 09. 2023

다리

잠언시(15)

다리

                     -이창훈



          

당신의 눈동자를 들여다 보진 못해도

당신의 차운 손을 붙잡을 수는 없지만

당신의 부르튼 입술에 입을 포개진 못하고

당신의 추워 떠는 몸을 안아 볼 순 없어도 

    

깊고 긴 심연의 강 위

생의 어느 아득한 절벽에서

오도가도 못해 차라리

당신이 눈부신 추락을 생각할 때 

    

온 몸을 누인 

내 등이 마치

허공에 뿌리내린 징검다리가 되어   

  

당신의 다리가 힘겹게 디디는

다리가 되어     




--'당신의 다리가 힘겹게 디디는 다리가 되어', Pixabay 무료이미지--


매거진의 이전글 골목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