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길

-- 이 별에서의 이별의 시 --

by 이창훈
사랑의 길(이창훈).jpg



사랑의 길




차라리 이별을 사랑하기로 했다


그것이 이 별에서

나의 사랑을 잃지 않는 길


잃지 않겠다는 건

잊지 않겠다는 것


어둠이 깊을수록

총총 빛나는





얼마나 열렬히 사랑했느냐 보다

얼마나 아름답게 헤어질 수 있느냐

아프지만 더 중요한 사랑의 본질이라고 믿어왔다.


영원히 헤어지지 않을 듯 연애하는

교정의 어린 벗들의 모습은

막 피어난 풀꽃들처럼 싱그럽고 해맑지만


만추의 여기저기 떨어져 내리는

낙엽들이 바로 내 가까이에 있다.


맨바닥에 떨어진

송송 구멍뚫린 낙엽 하나 주워와

아끼는 시집의 행간에 끼워 넣었다.


누군가는 흘러오고

누군가는 이렇게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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