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별에서의 이별의 시 --
차라리 이별을 사랑하기로 했다
그것이 이 별에서
나의 사랑을 잃지 않는 길
잃지 않겠다는 건
잊지 않겠다는 것
어둠이 깊을수록
총총 빛나는
별
얼마나 열렬히 사랑했느냐 보다
얼마나 아름답게 헤어질 수 있느냐가
아프지만 더 중요한 사랑의 본질이라고 믿어왔다.
영원히 헤어지지 않을 듯 연애하는
교정의 어린 벗들의 모습은
막 피어난 풀꽃들처럼 싱그럽고 해맑지만
만추의 여기저기 떨어져 내리는
낙엽들이 바로 내 가까이에 있다.
맨바닥에 떨어진
송송 구멍뚫린 낙엽 하나 주워와
아끼는 시집의 행간에 끼워 넣었다.
누군가는 흘러오고
누군가는 이렇게 흘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