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별에서의 사랑의 시 --
-이창훈
나무가 되고 싶었지만
사람이 되고 말았다
사계절이란
나의 사전에 없는 말
내 생은
온종일 겨울이었으나
내 사랑은
언제나 따스했다
윌리엄 워즈워스는,
비 온 뒤 하늘에 걸린 무지개를 보고 가슴 뛰지 않는다면
그는 이미 죽은 영혼이라고 말했다.
나는
폭설이 내린 겨울의 어느 날
낯설어진 길목의 어느 곳에서 마주친 눈사람을 보며
그 어떤 설렘이나 따스함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는 이미 죽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