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람

-- 이 별에서의 사랑의 시 --

by 이창훈
눈사람(이창훈).jpg


눈사람

-이창훈



나무가 되고 싶었지만

사람이 되고 말았다


사계절이란

나의 사전에 없는 말


내 생은

온종일 겨울이었으나


내 사랑은

언제나 따스했다





윌리엄 워즈워스는,

비 온 뒤 하늘에 걸린 무지개를 보고 가슴 뛰지 않는다면

그는 이미 죽은 영혼이라고 말했다.


나는

폭설이 내린 겨울의 어느 날

낯설어진 길목의 어느 곳에서 마주친 눈사람을 보며

그 어떤 설렘이나 따스함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는 이미 죽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누구도 해줄 수 없는 고독한 작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