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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 Oct 04. 2018

중국먹방 vs 한국먹방 무엇이 다를까?

[지금,중국#42 알쏭달쏭 궁금하고 신기한 재미있는 중국이야기]

바야흐로,

유투브의 시대다.


남녀노소, 국적을 불문하고

전세계는 이제

"유투브"로 통하고,

"유투브로"로 말한다.


"유투브"의 인기로

소위 말하는 1인 콘텐츠 창작자,

"크리에이터"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사진1:초등학생들의 상위 선호직업에 '유투버'가 포함되었다는 뉴스가 보도되었다. 바야흐로 유투브의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한국에서는

"아프리카TV"로 시작된

BJ들의 쌍방향 소통방송 콘텐츠가

"유투브"로 이동, 흡수되면서


뷰티 크리에이터, 푸드 크리에이터,

패션 크리에이터 등등

다양한 1인 콘텐츠 창작자들이

"유투브"를 통해 활동하기 시작했다.


너나 할 것 없이

자신만의 방송을 만들고

유통하는 시대,


그렇게 넘쳐나는 콘텐츠들의

홍수 속에서도

변치 않는 스테디셀러이자 킬링 콘텐츠가 있다면,


바로,


먹방이 아닐까.


사진2:: 먹방 크리에이터 '테스터 훈'. 그는 주로, 값싸고, 양많은 가성비 좋은 음식을 찾아내고, 먹어본다.


다들, 주지하고 있듯,

"먹는 방송"의 줄임말인

"먹방"의 시초는 한국의 BJ,

그리고 한국의 푸드 크리에이터들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음식을 먹는 모습을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하며

자신과 음식에 대한 이미지를

동시에 소비시킨다.


그들은 "카메라 앞에서", "음식을 먹는다"는

공통점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그와 동시에, "어떤 음식을", "어떤 방식으로"

먹는가 하는 점에서는 각자의 차별성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먹방크리에이터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만드는 주 힘이 되기도 하고

자신을 둘러싼 팬덤을 만들게 하는 요소가

되기도 하기에, 그들의 콘텐츠를 분석할 때,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영역이다.


사진3: 대식가로 알려진, 먹방 크리에이터 '밴쯔'

'


이 시점에서 ,

문득 궁금해졌다.


그렇다면,
과연, "하늘에 나는 것으로는 비행기,
땅에 있는 것으로는 책상빼고는
다 먹는다는,"
탐미의 국가, 중국에서도
먹방이 유행하고 있을까.
그들의 "먹방"은 우리의 "먹방"과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을 가지고 있을까?
그것을 통해, 우리는 중국에 관한
또 어떤 흥미로운 지점을 발견하게 될까?


그래서,

특별히 준비했다.


"중국먹방"과, "한국먹방"


전.격.비.교!!


필자는 수 주간,

한국의 유명 먹방 크리에이터들과

중국의 인지도 높은 크리에이터들의

콘텐츠를 시청하고, 또 분석해 보았다.


(논의의 편의상,

"유투브"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들만

 비교대상으로 삼았음을 밝히고 독자들의

양해를 구한다. )




#1. 돼단한 중국먹방 VS침 도는 한국먹방


중국어로

먹방은 吃播(츠뽀)라고 한다.


중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콘텐츠 플랫폼을 통해

이, 먹방인 "츠뽀"를 방송하는

크리에이터들이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크리에이터들이 전해주는 맛의 표현,

그들의 음식을 먹는 습관이나 모습,

그리고 대중과 소통하려는 자세를 높이 사는

한국 구독자들에 비해,


중국 먹방 크리에이터들에게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먹는 양"인 듯 하다.


그들의 영상에서

우리의 시야를 독점하는 것은

크리에이터가 아닌,

엄청난 "양"의 음식들이다.


한국의 먹방 유투버들은

아무리 분량 조절이 어렵다 해도,

절대!!! 먹는 모습을 빨리감기로

처리하는 법이 없다.

(공중파 예능 프로라면 또 모르겠지만...)

 

왜냐하면,

먹방을 보는 근원적 이유가

이 "먹는 모습"을 지켜보는 데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음식을 마주했을 때의 반응,

음식을 먹을 때의 표정,

포만감 있게 음식을 먹는 입 모양까지

구독자들에겐 모두 다채로운 매력 포인트로 작용한다.


사진4 : 중화권 먹방 크리에이터 密子君
사진5: 한국의 먹방 크리에이터 도로시

하지만, 흥미롭게도

비교대상이 된 중화권의 세 유투버 영상 모두,

크리에이터가 직접 음식을 먹는 모습은

모두 "빨리감기"모드로 편집되어 있었다.


이는, 결국, 중국과 한국의

먹방을 보는 시청자들의 시청욕구의 출발지점이

같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


한국의 먹방 크리에이터들이 최대한

음식을 "먹음직스럽고", "군침이 돌게"

먹고 즐기는 데에 중점을 두고,

구독자 역시

그러한 지점에 매료되어 먹방을 찾지만

(대표적인 크리에이터 "도로시")


중국의 먹방 유투버들은

그것보다,

'이토록 많은 음식"을, 자신이 "해치울 만큼"의

"놀라운 먹성"을 가지고 있다, 는 이미지를

소비하는 데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 듯 보였다.

(대표적 크리에이터 미쯔쥔密子君)

 

여러 이유가 존재하겠지만,

필자가 유추한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의 식문화 습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선, 중국 사람들은

평소에도 설령 음식을

"뒤적뒤적 거리고 깨작거리며 먹을지언정"

입 안 가득 음식물을 넣어서

먹는 경우는 흔치 않다.


중국 내 한국음식이 많이 소개되긴 했지만,

아직까지, 한 입 가득 음식물을

집어넣는 한국의 "쌈"문화에

익숙지 않은 데다,


주변에서도 그렇게 먹는 사람을

잘 찾아 볼 수 없기에,


중국인들은

자신이 보는 것이 설사 먹방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앞에서 누군가가 한 입 가득 넣어

오물조물 거리며 음식 먹는 모습을 본다는 것은

낯설고 불편할 수 밖에 없다.


또한, 식문화를 포함,

중국문화 상

자신의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도

하나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중국인들은 어려서부터,

그 어떤 상황에서도

감정을 정제 해 드러내는 것이 옳다고

배운다.


(그것이, 실행위에 이어지지 못하더라도

그들의 삶 전반에는

이 "넘치지 않고 모자르지도 않는",

"중용"의 미학이 강조되고 있다.)


중국인들이

한국 드라마에서 열연하는

배우들의 감정표현을 보며,

놀라워하면서도 동시에, 이질적 매력을 느끼는 이유도

동일한 지점에 있을 지 모른다.


그러므로,맛있는 음식을 먹고

눈이 휘둥그래지는 모습,

매운 음식을 먹고 울음을 터트리는 모습 등

한국 먹방 크리에이터들에게서 볼 수 있는

위의 리액션들은,중국인에게 낮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크리에이터들의 먹방을 통해

소비할 수 있는 이상적 이미지를

"대식가"로 잡았을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이유다.


중국 먹방 소비자들의 관심은

 "이 사람이 얼마나 다양한 음식을

많은 양으로 다 먹어치우느냐"에 있을 뿐,


"그 사람이 얼마나 맛있고 복스럽게

먹느냐"에 있지 않은 것이다.


(대부분, 중화권 유투버들의 유투버 이름이

"대식가"를 뜻하는

大胃王따웨이왕 이라는 데에서도

 이러한 특이점을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


그래서 한국 먹방을 접한,

중국 시청자들 중에서는

"그렇게 많이 먹는 것도 아닌데,


왜 한국 먹방 비제이가

이렇게 인기인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품는 사람도 적지 않다.

 

#2. 눈이 즐거운 중국먹방 VS 귀가 즐거운 한국 먹방


한국의 먹방 시청자들은,

음식의 비주얼 만큼이나,

음식을 먹을 때 나는 "소리"또한

먹방을 보게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말한다.


김치를 먹을 때 나는 사각사각 소리,

면발을 먹을 때 나는 후루룩 소리,

찰기있는 음식을 먹을 때 나는 쩝쩝 소리까지,

모두 그들을 먹방의 매력에 빠지게 하는

이유로 꼽는 것이다.


특정 음식을 먹을 때 나는 고유의 소리는

그 음식을 먹었을 때 느꼈던 맛을

즉각적으로 소환하게 해

구매욕구와 식욕을 발생시키는

가장 빠르고 탁월한 방식이기 때문이리라.


이에 심지어, 한국의 몇몇 먹방 크리에이터들은

음식을 먹는 중간 중간,

의도적으로 소리를 실감나게 내려고

 노력하기도 하고,

소리만 중점적으로 들려주는 "Eating sound"라는

특별 영상을 만들기도 한다.

(대표적 크리에이터 "프란")


보다 생생한 음질을 위해

더 성능 좋은 마이크를

착용한 채 방송을 진행하는 것은 기본이다.


사진6: 중화권 먹방 크리에이터 大胃王mimi
사진7: 한국의 먹방 크리에이터 '프란'


하지만, 그에 반해

중국 먹방에서는

크리에이터들의 먹는 모습이

두드러지게 표현되는 영상을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그들이 중점적으로 노출하는 것은

음식 자체의 비쥬얼,

그것의 다양함과 화려함이다.

(대표적 크리에이터 大胃王mimi)


한국 크리에이터들은, 먹방을 통해

자신의 취향, 그리고 식사 습관 등의

개인적 캐릭터를

표현하고, 발산하며,


음식에 관한 비하인드 스토리나,

자신만의 맛평가 등을 하며,

이러저러한 코멘트를 틈틈히 쏟아낸다.


그에 비해,

중국 먹방에서는

크리에이터들의 먹는 모습과 더불어

그들이 뱉는 멘트 역시

빨리감기 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빨리감기 되는 과정에서 그들의 목소리도

일정 수준 변형되기 때문에,

우리가 순전히 먹방을 통해서 크리에이터들 본연의

개성을 뚜렷하게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실상이 이렇다보니,

중국 먹방은

크리에이터들이

우리들 눈앞에서 직접 음식을 먹는다는

"대리만족"의 느낌보다,


먼발 치 떨어져, 그들이 음식을 먹는  모습을

"쳐다보고 있다는",

일종의 "감상", 혹은

 "시청"의 느낌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즉, 한국 먹방은

먹방을 "매개"로 한, "소통"과 "교감"을,

중국먹방은 먹방을 "주무기"로 한,

방송 제작에 무게를 싣고 있다고 해석될 수 있다.


#3. 음식보다 편집, 중국먹방 VS 본연에 충실, 한국먹방


유투브 올려진 영상은

불특정 다수에게

소비되는 콘텐츠다.


누구라도 자신의 영상이

보다 "아름답고", "재미있게"보여지길

바라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그러다보니,

영상미를 필두로 내세워

승부를 거는 크리에이터들도 생겨나고,

영상편집자들을 따로 고용해

보다 흥미를 유발할 수 있게 따로 편집을 행하기도 한다.


사진8: 중화권 먹방 크리에이터 '千千進食中'
사진9: 한국 먹방 크리에이터 '밴쯔'


하지만,

먹방 만큼은 그러한 압박에서

조금은 가벼운 듯 하다.

 

이번 논의에 사용된

한국의 세 크리에이터들의 영상은

하나 같이 "한 자리"에서

꾸준히 "음식을 먹는" 크리에이터들을 찍은 뒤,

아주 간단한 기본 편집만 한 채 업로딩 되었다는

공통적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크리에이터 나름대로의 편집공력을

발휘했겠지만, 대부분 그 역량을

먹는 모습을 군데 군데 편집 하는 데

쏟은 듯 했다.)


아마도, 이미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가장 중요한 "대리만족"이라는

코드만 시청자들에게 정확히 입력이 되면,

나머지 영상의 소소한 부분은

그다지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기 때문이리라.


(그래서,한국의 먹방 크리에이터들은

먹는 모습을 다양한 각도에서 찍는 노력보다,

하나의 샷에서라도 음식과 크리에이터들의

모습을 명확히 찍을 수 있는 방안에

더 많은 고심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와 달리,

중국 먹방은 우선,

여러 각도에서 찍은 영상에

다양한 편집기술을 집약시킨,

하나의 완성된 예능 프로그램같은 느낌을 준다.


마치, 처음과 끝이 명확한,

한 편의 정제된 방송을 보는 기분이다.


공중파 예능에서나 사용될법 한,

익숙한 자막과, 효과음이

먹방을 보는 내내 눈과 귀를 자극한다.


영상 앞 뒤에, 편집의 무게를 싣고,

음식을 먹는 영상부분에선 최대한

음식을 먹는 크리에이터의 모습에 집중하고,

편집적 요소는 최대한 자제하는 한국의 먹방과는

꽤나 상반된 모습이다.


이것은 한국먹방과 중국먹방이 서로 다른

편집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

한국먹방의 시청자와 중국먹방의 시청자의

취향 차이가 분명이 존재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또한,

"복스럽게 먹는다", "맛있게 먹는다"는 것이

크리에이터를 평가하는 긍정적 요소가 되는

한국 먹방은 "먹는 모습" 그 자체에 주목하기에,

편집의 화려함이 불필요하지만,


그에 비해, 음식의 방대함, 화려함을 더 강조하는

중국의 먹방에선

시선을 사로잡는 다양한 편집효과야 말로,

그들이 표현하고 싶은 음식의 "양"과 "멋"을

더욱 잘 드러낼 수 있는 도구일 것이라는 점도

한중 먹방의 편집성향의 차이를 설명해줄 수 있는

주요한 지점일 것이다.


오늘의 지금 중국어


너, 먹방보는 거 좋아해?
你喜欢看吃播吗?
니시환칸츠뽀마
[ nǐ ][ xǐhuan ][ kàn ][ chī ][ bō ] [ma  ]


*참고 :  본 칼럼을 읽고, 중국과 한국의 먹방 콘텐츠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 독자를 위해 첨부한다.

아래는, 논의 대상이 된, 중국과 한국의 먹방 유투버들이다.


* https://youtu.be/cA3FCx3sVHY 密子君

* https://www.youtube.com/watch?v=xYOpUd-xADc 大胃王mimi

*https://youtu.be/2CX1x6wn4zs 千千進食中

* https://youtu.be/FiS5tPeULCE 도로시

* https://youtu.be/rmZ5pX1C_ps  프란

* https://youtu.be/GL3vfjtMxws 밴쯔 


*본 칼럼은 저작권 보호를 받습니다.

관심과 사랑은 소중한 댓글과 출처를 밝힌 공유로 부탁드립니다.


E.MAIL : poetgarden@naver.com 

(어떤 질문과 관심도 좋습니다. 댓글이나 이메일로 남겨주세요.) 


다음 이시간에는 한국 유학생들이 느끼는 중국의 놀라운 점에 대해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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