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전 선연재#1] 자주 흔들리는 당신에게 (무무 지음/방수진 옮김)
안녕하세요.
시인의 정원, 방수진입니다.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와~~~~~~!!!)

다가오는 10월 30일(예정),
전 세계 100만 독자의 감동을 이끌어 낸,
중국의 신비주의 작가 "무무"의 에세이집,
저, 시인의 정원 방 시인의 번역으로
한국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오늘부터 2주간,
무무가 전해주는 따뜻한 사랑 이야기가
브런치를 통해서
"독점 선연재" 된다고 하네요!!
브런치 하단에 기대평 댓글과 함께
책을 받아보실 주소를 받을 수 있게,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꼭 남겨주세요.
그럼, 기대를 가득 안고,
무무가 들려주는
사랑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그때 그들은 매우 가난했다.
저축해 놓은 돈도 없었고,
길거리에서 종일 채소를 파는 일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면 녹초가 되어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러나 등 하나만 있으면,
허름한 집도 금방 밝아지는 듯했다.
비록 그것은 10와트짜리 절전용 등에
불과했지만 말이다.
그녀는 등 아래에서
팔고 남은 채소를 정리했다.
그는 하루 수입을 셈해보았다.
그리고 둘은 같이 앉아 밥을 먹었다.
한편으로 밥을 먹으면서 한편으로는
다음 날 아침엔 어떤 채소를 사야 할지
고민하는 식이었다.
밥을 다 먹고 나면, 그가 설거지하고
그녀는 빨래를 했다.
그렇게 그들은 종종 열 시가 넘어서야
한숨 돌릴 수 있었다.
5, 6년이 지나 형편은 점점 나아졌고
작은 가판대에서 채소를 팔던 그는
의류회사의 사장이,
그녀는 자연스럽게 전업주부가 되었다.
그들은 도시에서 100평방미터의 큰 방을
사게 되었다.
인테리어를 할 때,
그는 한사코 등을 많이 달아야 한다고 우겼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거실에
10개의 등을 달게 되었다.
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거실의 모든 등을 켰다.
너무 밝아 그녀가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였다.
그렇지만, 그녀는 언제나 하나의 등만을 켜곤 했다.
어쨌든, 그는 이미 자주 집에서 밥을 먹지 않으니까.
심지어 외박하는 경우도 잦아졌다.
여자의 직감으로 알 수 있었다.
그에게 다른 여자가 생긴 것이다.
한밤중에, 그녀는 혼자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낮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평소와 다름없이 지냈다.
하루는, 그가 아주 늦게 집으로 돌아왔다.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된 채였다.
그는 습관적으로 손을 뻗어 거실 등 스위치를 찾았다.
“탁탁탁” 그런데 아무리 눌러도 켜지는 등은
단 하나뿐이었다.
“어떻게 된 거야?” 그가 짜증을 냈다.
그 때문에 잠이 깬 그녀가 차분히 말했다.
“등 하나가 뭐 어때서 그래?
돈도 절약할 수 있고, 그것만으로도 집은 충분히 밝아.
그리고 다른 등은 이미 다 고장 났어.”
등들이 그렇게 많이 고장 났었지만,
그는 모르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애인에게는
얼마나 섬세하고 자상했던지,
심지어 각종 생활용품조차도
애인을 위해 사다 주고 있었다.
그리고 아이러니컬하게도,
그의 사업상에 문제가 생겨
회사가 가장 어려운 시기에 빠졌을 때,
그의 애인은 다른 남자와 바람이 나
그를 떠나버렸다.
아내는 비상금을 꺼내어 그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들고 가서 써.” 그는 두 눈으로 보고도,
통장에 써진 숫자를 믿을 수 없었다.
그것은 하루 이틀 모은 금액이 아니었다.
매번 2,500위안씩,
그리고 매달 3일에 저축 한 것이었다.
물론, 그 날은 그가 그녀에게
생활비를 주던 날이었다.
매달 3,000위안의 생활비에서
그녀는 2,500위안을 저금한 것이다.
그는 상상할 수조차 없었다.
그가 다른 여자에게 물쓰듯 돈을 쓰고 있을 때,
그녀는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이렇게 큰돈을 모아둔 것이었다.
그는 원래, 그렇게 말 한마디 없이 떠난 애인이
자신의 삶에 화려한 등불 같은 것이라 생각했었다.
평생 그를 다채롭고 아름답게 비춰줄 것이라
믿었다.
사실, 진실된 사랑은 형식이 아니라,
누추함마저도 귀하게 여기는 마음에 있다.
-무무
한 여성작가가 이런 이야기를 쓴 적 있다.
하루는, 아들이 잡지 한 권을 가지고 와 나에게 물었다.
“만약, 세 명의 남자가 엄마에게 구애를 한다고 쳐요.
첫 번째 남자는, 엄마에게 밥을 잘 사주고요,
두 번째 남자는, 엄마에게 꽃을 선물하는 것을 좋아해요.
세 번째 남자는 엄마를 사랑하는 마음을 시로 써주는 것을 좋아해요.
그렇다면 엄마는 어떤 사람과 결혼하고 싶어요?”
“다 별로야.”
“만약 이 세 사람을 하나로 합치면요?”
“그럼, 한번 생각해 보지 뭐.”
“좋아요, 이제 이 사람은 엄마의 남자가 되었어요.
그리고 두 사람은 10년을 같이 살았어요.
그렇다면 저는 이러한 질문을 하고 싶어요.
결혼한 지 십 년이 되었어요.
이 남자도 이제 귀찮고 싫증이 나기 시작해요.
피곤한 거죠. 꽃을 선물하고,
밥을 사주거나 하는 일이 말이에요.
시를 써 주는 것도 힘들고 귀찮아졌어요.
하나를 줄이고 싶은데,
엄마라면 뭘 그만하라고 할거에요?”
원래는 대충 대답하고 넘어가려고 했었다.
하지만 예상외로 아들이 먼저 이런 훈수를 두는 게 아닌가.
그래서 나는 바로 책을 내려놓고는,
장난스러우면서도 진지한 태도의 아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정말 알고 싶어? 그럼 밥을 버리라고 할 게.”
“좋아요. 그리고 또 10년이 지났어요.
이 남자는 꽃 선물을 하거나 엄마를 칭찬하는 것에 질려 버렸어요.
그래서 또 하나를 버리고 싶어요.
자, 그렇다면 이젠 엄마는 뭘 버리라고 할거에요? "
“꼭 이 대답을 들어야 속이 시원하겠니?
그럼 시를 쓰지 말라고 해.”
“엄마, 원래 두 번째 남자에게 시집가고 싶었던 거군요.”
원래, 나는 누구에게도 시집가고 싶지 않았지만,
결국엔 꽃을 선물하는 사람을 선택한 꼴이 된 것이다.
만약, 아들이 계속 물어봤다면,
나에게 하나씩 조건들을 버리라고 했다면,
나는 어쩔 수 없이 꽃도 선물하지 않고, 밥도 사주지 않고,
시도 써 주지 않는 남자를 선택하지 않았을까?
아주 일반적인 순서로 물어봤다면,
나는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뒤에서부터 앞으로 물어보는 순간
나는 무조건적인 동의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이건 대체 뭘까. 설마 궤변 같은 것일까?
이 문제는 물론, 약간의 궤변적인 구석이 있다.
그 후에 나는 아들의 잡지를 가지고 와, 계속 읽어봤다.
그리고 그것이 사랑 때문에 생긴 결과란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랑이 없었을 때, 당신은 상대에게 까다롭게 굴 수 있지만,
일단 상대를 사랑하게 되면,
당신은 그 무엇도 상대에게 요구 할 수 없게 된다.
우리는 모두 이러한 경험을 한 바 있다.
갓 연애를 시작했을 때엔 상대가 자신보다 일찍 도착하길 바라고,
비가 오면 우산을 들고
자신을 회사 앞에서 기다리길 원하고,
생일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챙겨 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진짜 상대를 사랑하기 시작하면,
이러한 것들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요구사항으로 바뀌는 것이다.
누가 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랑은 때론 물 한잔을 따라주는 것만큼 간단한 것이다.'
라는 말을 들은 적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랑은 사실 정말 간단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사랑만 있다면, 어느 누가 외부적 조건을 따지겠는가?
사랑을 아주 무겁고 힘들게 만드는 사람들은
분명 서로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진정한 사랑이 없을 때,
우리는 많은 조건과 요구사항
그리고 외적인 것들을 따지게 된다.
하지만 사랑이 깊어지기 시작하면,
우리 삶 속에 스며들기 시작하면,
어느 누가 그러한 낭만을 따질 것인가?
그 모든 것은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상관없는 것이 되는 것이다.
진정한 사랑은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유성과 같은 것이 아니다.
진정한 사랑은 은근하고 오래 지속되는 것이다.
-무무
* 전 세계 100만부 베스트셀러 무무의 작품
"자주 흔들리는 당신에게" / 10월 30일 발간 예정.
공지: 선 연재되는 이야기를 읽고,
본 책에 대한 기대평이나,
감상평을 써주시는 분들 중에서 추첨하여,
전세계 100만부 베스트셀러 무무의 작품
"자주 흔들리는 당신에게"를 선물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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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자 무무는 오로지 글로만 독자와 소통하는, 필명과 작품집 이외에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는 신비주의 작가이다. 에세이집 《사랑을 배우다》가 전 세계적으로 100만부 이상이 팔리면서 독자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의 책 전반에는 일상과 순간에 대한 번뜩이는 깨달음, 인생과 사랑에 대한 남다른 통찰력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특히 감성과 이성의 균형을 유지하며 담담하게 써 내려가는 그의 필체는 무무만이 가진 장점이자, 젊은 독자층으로부터 열렬한 지지와 응원을 받게 하는 주된 힘이다. 한국 독자들에게 소개된 그의 작품으로는 《오늘, 뺄셈》, 《당신에겐 그런 사람이 있나요?》, 《사소한 것들로부터의 위로》, 《행복이 머무는 순간들》 등이 있다.
<역자 소개>
역자 방수진은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한국문학을, 중국 상하이 화동사범대학교 대학원 중어중문학과에서 중국문학을 전공하였다. 현재는 중국어 번역과 교육을 병행함과 동시에 관련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1인 크리에이터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2008년 중앙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시인으로 문단에 데뷔했으며, 이후 기자와 카피라이터로 활동하며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필력을 쌓았다. 현재 카카오브런치에서 시인의 정원이라는 필명으로 다양한 칼럼과 에세이를 연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