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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 Nov 22. 2018

모르면 오해, 알면 환대받는 중국의 밥상 문화

[지금,중국#46.알쏭달쏭 궁금하고 신기한 재미있는 중국이야기]

지금, 중국

44번째, 시간을 통해

우리는 "중국"이라는 나라를 이해하기 위해

그리고 또 "중국인"과 우리 사이에 가로막힌

담을 넘기 위해

"밥먹기"라는 행위가 얼마나 중요한 지 배웠다.


그래서 오늘 이 시간에는

저번 시간에 이어,

잘 알면 환대를 받지만,

모르면 오해를 사기쉬운,

중국의 "밥상문화"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중국인 친구에게 식사초대를 받았어요.
 어떻게 해야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을까요?"
"한국과 다른, 중국의 식탁문화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평소 이런 궁금증을 가졌던 독자,

중국 문화를 더 깊이 알고 싶고

중국인 친구와 돈독한 우정을 쌓고 싶어하는

독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1. 그 어떤 일이 있어도

    생선은 절대 뒤집지 마라!



사진1: 중국인들에게 생선을 뒤집어 먹는 것은 곧, 불행이 닥치리라는 암시를 하는 것과 같아 금기시된다.


바삭한 생선요리는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을 돌게 한다.


특히, 생선요리를 비롯한

해산물요리를 즐기는 한국사람들은


통통하고 촉촉한 살점을

발라먹고 난 뒤 찾아오는 아쉬움을

곧잘 생선을 뒤집어 먹으며 달래곤 한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절대!

생선을 뒤집어 먹으면 안 된다는 사실!


중국에서 생선은

풍요로움과 복을 상징한다.


여유있다, 는 뜻의 중국어 有余(여우위)가

생선이 있다,는 뜻의 중국어 有鱼(여우위)와

동일한 발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생선요리는 그 자체로써 풍성함과 여유를 나타낸다.


그래서 중국 음식문화에서

“생선을 뒤집는 것”은 곧,

“복”을 뒤집고,

“여유로움”을 뒤집는 것과 같기에

금기시된다.


특히,

어부에게는 “비 바람”을,

농부에게는 “가뭄이나 태풍”을,

운전기사에게는 “주행사고”를 암시하는 것으로

여겨진다고하니,


이러한 직업군을 가진

중국인 친구나 지인과의 식사자리에선

각별히 유의하는 것이 좋을 터.


뒤집어 먹는 생선의 맛이 그리울지라도,

중국에서는 생선만큼은, 뒤집지 말자.


2. 술잔은 항상 가득히!


사진2: 중국에서 술잔은 곧, 복을 의미한다. 가득 찰수록 복도 넘친다는 뜻이 되므로, 술을 따를 떄에는 반드시 가득 따라야한다.


한국이든, 중국이든

좋은 이들과 좋은 시간을 가지기 위해 마련한

밥상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단연 술”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듯 하다.


하지만 술잔문화 만큼은 한중 두 나라가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에서는 술잔이 다 비워졌을 때,

상대방에게 술을 따라주는 것이 예의지만,

중국에서는 술잔이 “비어 있지 않게 하는 것”이

예의다.


“술”역시도 중국의 음식문화 안에서

“복”과 같기에, 항상 넘쳐 흘러야하며

그것이 “부족”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의 술자리에선

항상 자신의 술잔 뿐 아니라,

상대방의 술잔이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센스와 집중력이 필수이다!


(필자 역시

처음, 중국 친구들과 가진 술자리에서

미처 다 마시지도 않은 본인의 술잔이

조금이라도 비워지기만 하면

귀신같이 알아채고 따라주는 그들의 행위에

어리둥절 한 적이 많았다.


하지만 그것이 나에게 나름 예의를 갖추고 

대우해 준 것이라는 것을 알고난 이후에는 

술을 따라주는 그들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곤 한다.)


또한, 한국의 회식문화에서

자주 보이는 “술잔 돌리기” 역시

중국에선 예의가 아니다.


요리를 한접시, 한 그릇에 담아

다 같이 먹는 한국의 식문화와 달리

중국은 개인 식기

개인 접시를 사용하는 문화이기에


자신의 잔을 비우고 상대와

교감하는 것은 괜찮지만,

상대에게도 잔 비우기를 강요하거나

자신이 마신 술잔을 그대로 권하는 행위는

피해야한다.


(참고로 이와 같은 맥락에서 말하자면

식당에서 식전에 물을 준다고 해서

그것을 함부로 들이켜선 안된다.

다름아닌 개인 접시와 수저를 씻는 물이기 때문!)


또한, 한국에서는 윗사람과 대작을 할 때,

고개를 돌려 마시는 것을 예의로 생각하지만

중국엔 그런 문화가 없다.


아랫사람이 윗사람과 잔을 부딪힐 때는

술잔 높이를 윗사람보다 낮게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만약, 상대에게 보다 예의를 갖추고 싶다면

손으로 하는 절인 “叩指礼코우즈리”를 하면 된다.


사진3: 술을 따라주는 사람에게 예를 표하는 방법인 코우즈리.


(코우즈리는,

중국 옛 황제가 신하와 함께

몰래 민간으로 술을 마시러 나갔을 때,


신하에게 술을 직접 따라주자,

황송한 신하가 주변에 들키지 않고

황제에게 예를 표하기 위해

손을 사용해 절을 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사람이 손 윗사람에게 술을 받을 때는

오른손 주먹을 가볍게 말아쥔 채

식탁을 가볍게 세번 두드리면 되고

(온 몸으로 절을 한다는 뜻)


연배가 비슷한 사이라면, 

검지와 중지를 나란히 만들고 

구부린 채 식탁을 세번,

(두 손을 가슴에 모은다는 의미)


손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술을 받는다면

검지나 중지 중 하나의 손가락을 구부려 

식탁을 세번 두드리면 된다.

(고개를 끄덕인다는 의미)


그러니 독자들이여,

혹시나 중국친구의

술잔이 다 비어있지 않은데

따라주면 부담을 느끼지 않을까

걱정하지마라!


마음껏, 그리고 재빠르게

술을 따라라!

넘치는 술만큼 당신에게 큰 웃음을 보여줄터이니


3. 맛있다고 다 먹어선 안 돼!

    남기는 건 실례가 아닌 센스!

사진4: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 할지라도, 대접받은 음식을 다 먹는 것은 중국에선 예의가 아니다. 음식을 모자라게 대접했다는 뜻으로 여겨지기 때문. 


중국에서 음식대접을 받은

한국인들이 가장 놀랍다고 여기는 것은

무엇보다도 소위 “상다리 뿌러질 것 같은”

스케일의 다양하고 많은 음식들일 것이다.


음식을 많이시키고, 많이 남기는 것은

중국의 음식문화 중 하나다.

특히 , 손님에게 대접하는 자리라면

더더욱 “풍성하고”, “넉넉하게” 음식을 주문한다.


그런데, 한국의 식사초대 문화를 생각하곤

“맛있다”는 표현으로 “그릇을 싹싹 비웠다”면?


그것은 곧

주인이 음식을 “부족하게 준비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게 되어 오히려

예의가 아닌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그래서 중국인들은 식사대접을 할 때

“과하다”싶을 정도로 음식을 푸짐하게 준비하고

반대로 식사대접을 받을 경우,

더 먹고 싶다 하더라도

“일부러” 음식을 남겨 상대의 체면을 살려주는 것이다.


그러니, 중국인 친구에게

식사초대를 받은 당신이여,

아무리 산해진미의 음식이라 할 지라도

미련을 뒤로 하고 숟가락을 놓는

센스를 발휘하기를!


센스에 감동한 

“형제들의 돈독한 우정”이

더 멋진 음식대접으로 찾아 와

당신의 잠시의 아쉬움을 싹 가시게 해 줄 터이니!


*본 칼럼은 아래 도서를 참고하였습니다.*


중국인의 밥상 시사중국어사 2018, 고려대학교 중국학연구소

재미있는 중국 풍속 이야기 , 지식과 감정, 2018, 임선우

이만큼 가까운 중국, 창비,  2016 ,이욱연



오늘의 지금 중국어


많이 드세요!
多吃一点吧!
두어츠이디엔바.
[ duō ] [ chī ][ yì diǎn ][ ba ] 


*본 칼럼은 저작권 보호를 받습니다.

관심과 사랑은 소중한 댓글과 출처를 밝힌 공유로 부탁드립니다.


E.MAIL : poetgarden@naver.com 

(어떤 질문과 관심도 좋습니다. 댓글이나 이메일로 남겨주세요.) 


다음 이시간에는 중국인들과 한국인들의 셀카 대해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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