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중국#44 알쏭달쏭 궁금한 신기하고 재미있는 중국이야기]
영원할 것만 같았던
2018년도 어느새 저물어가고
바야흐로, "빼빼로데이"의 계절
11월이 다가왔다.
이맘때쯤이면
거리 곳곳에서 하트 모양으로 꾸민
각양각색의 빼빼로 과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사랑하는 연인에게, 혹은 짝사랑하는 상대에게 줄
빼빼로를 직접 만들 수 있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렇게 11월 11일이 되면,
사랑, 우정, 등등의 메세지를 담아
빼빼로라는 과자를 주고 받는 것이
익숙한 문화가 되어버린 한국,
과연 그렇다면 이웃나라 중국에서는 어떨까?
그들에게도 "빼빼로데이" 라는 것이 있을까?
11월 11일, 중국사람들은 무엇을 먹을까?
중국에는 "빼빼로데이"라는 말 대신
"솔로데이"라는 말이 있다.
"솔로데이"는 중국어로
"꽝꾼지에"(光棍节-광군절)라고 하는데,
솔로를 뜻하는 "꽝꾼光棍"에 기념일을 뜻하는 지에(节)가
붙어 생긴 말이다.
뜻에서도 알 수 있듯,
친구, 연인 등 주변 사람들에게
애정을 표시하는 한국의 빼빼로데이와 달리,
중국의 11월 11일(광군절)은
"솔로들이 스스로를 위로하고,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날"이다.
본래, "솔로"를 뜻하는 딴션单身이 아닌
무뢰한, 부랑자를 뜻하는 말인 "꽝꾼"이
왜 솔로를 뜻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중국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가장 널리 알려진 속설은 이렇다.
무광쿤木光昆이라는 이름을 가진 1970년 생 남자가 있었다.
그는 이름이 특이하다는 이유로 어려서부터
"꽝꾼"이라는 별명을 가지게 되었다.
그가 중국의 유명대학 난징대학에 재학당시
한 여학생과 사랑에 빠졌는데, 안타깝게도 그 여학생은
무광쿤과의 연애 중 불치병에 걸려 세상을 뜨고 말았다.
그 여학생이 하늘나라로 떠나던 그 날,
그는 기숙사 옥상에 올라가 초에 불을 붙이고,
밤새도록 피리를 불었다고 한다.
그 사건으로 그는 마치 다른 사람처럼 변했고,
이후, 대학교4학년 11월 11일, 그의 생일날,
친구들이 모두 모여 기숙사 옥상에서
그의 탄생을 축복해주었는데,
이것이 난징대학에 유행처럼 퍼져
11월 11일인 그의 생일을, 그의 별명을 따
"꽝꾼지에"즉, 솔로데이라고 부르고
그 날을 기념하기 시작했다는 것.
믿기 어렵겠지만(??)
한국사람들은 11월 11일, 빼빼로를 먹지만,
중국사람들은 11월 11일에 "흙"을 먹는다.
다른 과자도, 음식도, 음료수도 아닌
사람이 먹을 수 없는 대상인
"흙"을 11월 11일에 먹는다니?
대체 무슨 이유일까?
다름아닌
11월11일 솔로데이 꽝꾼지에에 전국적으로 펼쳐지는
대대적인 할인행사 이야기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타오바오", "티몰"등의 대형 중국의 온라인 쇼핑몰들은
이 날을 11이 두개 겹쳐 있다고 해서,
"슈왕스이双十一"라고 부르며
매년 11월 11일,
솔로데이인 "꽝꾼지에"를 맞아
소비자들에게 엄청난 할인혜택을 준다.
이 날은
평소 비싼 가격으로 살 엄두가 나지 않았던 물품부터
대량구매를 하고 싶었지만 부담이 되었던 품목까지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기 때문에
많은 구매자들이 이 시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것이다.
일찍 줄을 서야만
받을 수 있는 특별 할인쿠폰을 받기 위해,
또는 원하는 사이즈의 할인 품목을 얻기 위해,
적지 않은 소비자들이 새벽부터 컴퓨터 앞에서 폭풍 클릭을 시도한다.
나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
가성비 갑인 제품을 "득템"할 수 있다는 유혹은
중국인들의 소비심리를 강하게 자극했고,
이에 저렴한 가격에 현혹되어
예상 밖의 과소비를 하게 되는 사람들이
적지 않게 생겨나게 되었다.
알리바바의 전 회장 마윈도 타오바오 론칭 당시,
이 "슈왕스이"마케팅전략으로 엄청난 매출을 올리며
인지도를 상승시켰다.
(눈여겨 보시라.
11월 11일 전후로 중국의 "광군절" 관련
입이 떡 벌어지는 판매액에 관한 기사를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솔로데이, 과도한 쇼핑으로 자신의 월급을 탕진하거나
수중의 여윳돈을 모두 써버린 사람들이
자신을 자조하면서 쓰게 된 말이 바로
빈털털이가 되었다는 뜻의 "나 흙 먹어야 돼"(我要吃土了)이다.
光棍节要吃土 (솔로데이에는 흙을 먹어요)
라는 문장이 포털사이트 자동검색어에도 검색되고 있는 정도니
중국의 빼빼로데이날 대륙을 휩쓰는 쇼핑열풍이 어느정도인지는
각자 짐작해 보시기를!
중국의 11월 11일, 광군절(꽝꾼지에)는
앞에서 언급했듯,
"꽝꾼"이라는 한 남성의
이름에서 시작되었지,
숫자 11의 생김새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처럼 딱히 그 날을 기념해
빼빼로를 먹는 문화가 존재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최근 한류로 인한 한국드라마 붐으로
한국의 문화 중 하나로써 빼빼로데이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빼빼로를 대체할 중국의
몇몇 음식들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유타오油条, 후오투이창火腿肠
그리고 탕후루糖葫芦이다.
유타오油条는 중국인들이 아침식사로 즐겨먹는
기름에 튀긴 빵을 ,
후오투이火腿肠는 햄 소시지를,
탕후루糖葫芦는 과일을 꼬치에 꿰어 설탕물에 뭍혀 굳힌 과자를 이른다.
이 세가지 음식의 공통점은
한국의 빼빼로처럼 모양새가 길쭉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음식들은
중국인들이 평소에도 언제 어디서든
먹을 수 있는 분식같은 것이라,
딱히 11월 11일이라고 해서
저러한 음식들을 챙겨먹는 것은 아니며,
또한 한국의 빼빼로데이처럼 11월 11일이라고 해서
갑자기 거리에 빼빼로를 파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던가 하는 가시적인 변화를 수반하진 않는다.
앞에서 언급한 바 있듯,
중국인들에게 11월 11일은
"득템 하는 날"이지
"무엇인가를 먹는 날"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늘의 지금 중국어
광군절이야. 좀 많이 사도 돼.
光棍节来了,多买一点也没关系
광군지에라이러.두어마이디엔예메이꽌시.
[ guānggùnjié ][ lái ] [ le ]
[ duō ] [ mǎi ][ yìdiǎn ][ yě ] [méiguānx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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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이시간에는 중국인들과 '밥문화'에 대해 알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