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중국#49. 알쏭달쏭 궁금하고 신기한 재미있는 중국이야기]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무술년이 가고,
2019, 기해년 황금돼지해가 밝았다.
새해를 맞이하는 분주한 손길,
새 희망의 도래를 꿈꾸는 사람들의
기대로 주변은 들썩이지만,
마음 한 구석이 무겁고 편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바로, 택시운전기사들이다.
카카오가 카풀서비스 론칭을 천명하면서
2018년도 말부터
택시기사와 카카오카풀은
전면전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생존권을 운운하며 카카오카풀의
정식서비스 론칭을 필사적으로 반대하려는
택시운전기사들과,
그들의 반발을 시대의 흐름과 변화에
역행하려는 몸짓으로 보고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려는 카카오카풀의 입장이
날카롭게 대립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12월 10일에는
카카오카풀 서비스를 반대하는
한 운전기사가 국회 앞에서 분신자살을 한
안타까운 사건도 발생했다.
중앙일보가 새해를 맞아 실시한
국민앙케이트조사에 따르면
56.4%의 국민이 카카오카풀서비스에 찬성입장을 보였고,
카풀 도입에 반대하는 응답자는 32.9%였다고 한다.
[중앙일보 2019.01.03자 신문, 종합 8면,윤성민기자]
마침내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정도로
첨예한 대립이 이루어진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조사대상의 과반수 이상이 카풀서비스 도입에 긍정적
입장을 취한 것을 보면,
택시기사들의 입장이 어떻던 간에,
카풀서비스에 대한 국민들의 수요가
존재하는 것은 분명한 듯 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자연스레
이런 질문을 하게될 것이다.
카카오카풀서비스의 도입을
막거나,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면
"친환경 차량공유정책"이라는
카풀의 원의미를 되새기고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 모두가 만족할 만한 서비스로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과연 무엇을 개선하고,
무엇을 더 노력해야할 것인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 것인가?
그래서, 준비했다.
지금 중국 47화에서는
성공적인 카풀서비스 사례로 손꼽히고 있는
중국의 카풀앱 서비스 "디디추싱(다처)"와 카카오카풀과의
비교를 통해
앞으로 카카오카풀이 걸어가야할 방향에 대해 주목하고
디디추싱의 중국내 성공적 안착과정에
어떤 기능과 특징이 기여를 했는지에 관해 알아보려고 한다.
(논의의 객관성 확보를 위해,
카카오카풀 서비스 후기는
이 서비스를 직접 이용한 신문기자들이
쓴 기사의 내용을, 중국의 디디추싱의 후기는
필자의 경험을 참고하였다. )
중국에서 카풀서비스는 "핀처拼车"라고 불린다.
이 핀처 서비스는
편리하면서도, 저렴하기 때문에
중국인들이 언제, 어디서나 이동의 편리함과
저렴한 가격을 위해 손쉽게 이용한다.
('핀처'서비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를 참고하시라.)
https://brunch.co.kr/@poetgarden/19
그 중 대표적인 앱 "디다핀처嘀嗒拼车"는
성공적으로 안착한
대표적인 카풀서비스 어플리케이션으로 통한다.
카풀 호출 방식은 카카오카풀호출과 비슷하다.
카풀 앱 상에서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고
결제수단, 탑승인원 등을 쓰고,
운전자와 매칭되기를 기다리면 된다.
2018.12.12
실제 카카오카풀 서비스를 이용한 후 작성한
12월10일자 "뉴스1"의 네이버 포스트에 따르면,
"호출을 반복적으로 시도해 아홉번째 만에 겨우 운전자와 연결될 수 있었다."며
"택시보다 저렴한 비용, 쾌적한 차량 환경 등은 만족스러운 반면
'매칭'이 너무 오래 걸리는 점은 단점으로 꼽혔다."
타 신문사 기자의 체험기에도 "매칭시간이 길다"라는 점은
일괄적으로 보완할 점으로 꼽혔다.
아무래도 베타서비스인 탓에
참여 크루들의 인원수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데 이유가 있었던 듯 보인다.
그럼 2015년부터 서비스를 시행한
디다핀처는 어떨까?
시행 2년 후인
2017년까지 디다핀처를 즐겨 이용했던 필자의
경험에 따르면,
디다핀처의 호출 시간과 매칭율은
카카오카풀의 그것보다는 높은편에 속했다.
하지만, 콜택시를 부르는 것이나,
직접 자신이 택시를 잡아타는 것에 비하자면
턱없이 느린 속도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필자가 발견한 흥미로운 점은
중국인들은 이러한 호출 및 대기시간의 길어짐을
이 서비스의 단점으로 생각하지도
불만으로 여기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카풀 서비스가 주는 혜택에 비하면
기다리는 시간과 매칭의 어려움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대신 이 핀처 서비스를 애용하는 중국인들은
자신이 필요한 순간에 닥쳐서 크루를 찾지 않는다.
적게는 한 두시간, 많게는
하루나 이틀 전에 미리
자신의 행선지를 파악하고,
자신과 카풀을 해줄 수 있는
크루를 미리 찾아나선다.
예를 들어 학교 기숙사에서 공항으로
이동할 일이 생겼다고 하자.
핀처서비스의 숙련된 이용자는 당일 날 아침
택시를 잡듯이 허겁지겁 핀처 서비스를 이용하려 들지 않는다.
미리 하루 전에
크루와 매칭을 시도해둔다.
매일 공항방향으로 출퇴근 하는 크루가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렇게 될 경우, 매칭이 바로 되지 않더라도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자신의 행로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물론 이런 노하우는 디다핀처 서비스가
시간적 여유를 두고 미리 크루를 예약해 둘 수 있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기 때문임과 동시에,
시간의 낭비나 육체적 노력보다
금전적 이득을 더 중요시여기는
중국인들의 실리적 사고 또한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카카오 카풀 요금은 택시보다 저렴했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서 종로구 광화문까지 37분 동안 9.4㎞)를
이동하는 데 추천요금 1만500원을 지불했다.
같은 거리 기준으로 카카오 택시 호출 예상요금은
1만2100원이다.
카카오 카풀이 택시보다 13% 저렴했다.
12월 12일 키뉴스가 발행한 카카오카풀
사용후기 네이버포스트에 따르면,
카카오카풀을 이용할 시,
일반 택시를 이용할 때보다 13%정도의
비용절감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논현에서 여의도 국회로 이동할 시,
1만3000원 에서 1만1500원으로,
여의도에서 신논현역 인근으로 이동할 시,
1만6200원 에서 1만2500원 정도로
가격이 저렴해진다는 뜻이다.
일반 택시이용시보다
금전적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에서 디다핀처를 "내차처럼"
이용해본 필자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혜택을 과연 "혜택"이라고 볼 수 있는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왜냐하면,
중국의 디다핀처의 경우,
많게는 택시비용의 1/2, 적게는
1/3의 가격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민폐 100위안 정도의 택시가격은
디다핀처를 이용할 경우, 50위안 가까이로
수직하락하고, 만약 나와 같은 행선지를 가진
또 다른 이용자와 동승할 경우
이 가격은 30위안 가까이로 더 내려간다.
중국인들이 길고 긴 대기시간,
어렵고 어려운 매칭확률을
견디면서 디다핀처를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실리적인 사고의 중국인들에게
이토록 파격적인 금전혜택은
쉽게 뿌리칠 수 없는 유혹임이 분명하다.
목적지나 방향이 같은 사람들이 한 대의 승용차에 같이 타고 다니는 것
카풀의 사전적 의미는 위와 같다.
각기 다른 사람들이 한 목적지나 방향을 두고
이동하는 경우는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곤
많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카풀은 출퇴근 시간을 위주로
이루어진다고들 생각한다.
한국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카카오카풀논란 역시도, 출퇴근 시간
택시이용자들을 카카오카풀이 흡수하게 될 것을
우려해 택시기사들이 반발해서 생긴
논쟁이다.
하지만 중국의 카풀시장과
한국의 카카오카풀의 그것과 다른 점 중 하나는
중국의 디디다처 이용은
실제로 출퇴근 시간을 위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데에 있다.
중국에서의 카풀 특정시간대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아니다.
24시간,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기특한 "무엇"이다.
한국의 카카오카풀 서비스는
택시기사들의 반발과 국민정서를 우려해
하루에 2회라는 운행 횟수 제한을 두고 있지만,
중국의 디다핀처는 그러한 제약을 두고 있지 않다.
자신들이 원하면, 얼마든지 승객을 태우고 돈을 벌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처음에는 출퇴근 시간에
부업으로 시작했던 운전자들이
나중엔 실제로 카풀을 본업으로 삼아 뛰기도 한다.
필자의 경험에 따르면
혼자 운전하는 것 보다
누군가와 함께 이야기하며 이동하는 것이 즐거워
카풀운전을 시작했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이 일을 자신의 직업처럼 여기고, 하루 종일
카풀이용객들을 받으러다니는
카풀전문기사도 더러 있었다.
물론, 이런 행위가
정당하다거나, 바람직하다고는 볼 수 없지만
실리를 따지는 중국인들은
그것이 불법이든, 다른 사람의 수익 환경을
위협하든 말든,
당장의 이익을 누릴 수 있다면 눈 감고 넘어갈 수 있다고 여기기에
현재로서는 이들에게 그 어떤 법적 제약을 가하진 않고 있는 실정이다.
최저임금에 한참 못 미친다.
별도 시간을 들여 수입을 올릴만한 부업으로는 채산성이 낮다.
카카오카풀 크루를 경험해 본
국내 기자들은 하나같이
부업으로 생각하기에는 그 액수가 적다, 라고 입을 모으고 있지만
중국인들의 임금수준이
한국인들의 그것에 비해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을 고려할 때,
높지 않은 봉급을 받으며
고생하기보다
핀처전문기사로 전향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 현상은 어찌할 수 없는 듯 보인다.
핀처시장의 성공적인 안착,
중국에서는 그렇다면 카풀서비스에 대한
반발이 없었을까?
물론, 중국에서도 카풀 서비스가 도입되었을 때
적지 않은 반대에 부딪혀야했다.
택시기사들의 생존권부터, 시장균형의 문제까지
핀처서비스를 가로막는 문제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디다핀처는 그러한 반발을
노련한 움직임과 제스처로 극복해냈다.
바로, 수수료 0% 라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 놓은 것.
수수료를 일체 받지 않겠다는 것은,
순전히 100프로 이용자를 고려한다는 의미이기에
운전자에게도, 이용자에게도 이 핀처라는 카풀서비스가
어느 한 쪽의 이익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현재 카카오 카풀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20%라는,
꽤나 높은 수수료 때문이라는 점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또한 디다핀처는
이 카풀서비스에 과감히
반대세력인 택시기사들을 유입시키는,
대담한 카드를 내놓았다.
픽업 거리는 멀고 목적지는 가까워서
기름값을 낭비하는 경우는
카풀이용자들과 매칭시켜주고,
픽업 거리는 가깝고 목적지는 먼,
가격효율성이 높은 매칭만 위주로
택시기사들에게 제공함으로써
기존 콜택시 서비스와 차별화를 둔 것.
처음엔 카풀앱의 성장과 성숙에 따라
자연경쟁에서 위협을 느낀 택시기사들이
카풀시장 안으로 자의반 타의반으로 유입되었지만,
위와 같은 달콤하고도 파격적인 조건은
택시기사들의 새로운 시장에 대한
만족도를 높여주었을 뿐 아니라,
카풀시장에 대한 그들의 편견 마저도
사그라들게 만들기 충분했던 것으로 보인다.
오늘의 지금 중국어
카풀은 편리해!
拼车很方便!
핀처헌팡비엔
[ pīn//chē ][ hěn ] [ fāngbià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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