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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 May 31. 2021

마! 이게 바로 중국 엄마다

[넷플릭스로 중국읽기 #2] 드라마 <겨우, 서른> 구쟈편

안녕하세요.

가장 핫한 중국 이야기를 배우는 시간,

'지금 중국'의 시인의 정원입니다.


2021년도를 맞이하며 새로 선보인

'넷플릭스로 중국 보기'

첫시간 재미있으셨나요?


오늘은 저번 시간에 이어

중국 드라마 <겨우, 서른>의 두번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22세기 중국을 살아가는

파워워킹우먼

'구쟈'편 입니다.





from : 구쟈의 고민


1. 일류 유치원이 뭐길래?




구쟈 (顾佳)는

능력있고, 똑똑하며, 가정과 커리어

모든 방면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1등 파워 워킹 우먼입니다.


그녀는 남편과 불꽃축제의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만나

연애를 하고 결혼에 이릅니다.


지금은 아이와 함께 단란한 가정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죠.




구쟈는 원래

외국계 회사에서 일할 정도로 유능했지만,

남편의 꿈을 밀어주기 위해

불꽃을 만드는 회사를

남편과 창업할 수 있도록 돕고

자신은 육아를 위해 전업주부가 되기로 합니다.


자식의 미래를 위해

어떤 노력과 돈도 아낌없이 투자할 수 있다고 믿는

구쟈는 남편을 설득해 자식에게

 '고급교육'을 받을 수 있는

'상류층 사회'진입을 제안하는데요.


그 무리 속으로 진입만 한다면

자신의 아들이 일류유치원에도 다닐 수 있고

양질의 교육을 시킬 수 있다고 믿습니다.



구쟈의 남편 쉬환샨은

이런 구쟈의 열정이 조금은 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는 아이답게 자유로운 환경에서

자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 반면,

구쟈는 자식을 좋은 교육환경 속에서

자라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부모의 역할이라고 믿죠.


결국, 구쟈는 일류유치원에 보내기 위해

무리를 감행하면서까지

상하이 상류층 사람들만 산다는

최고급 아파트에 이사를 하고,


그 아파트 팬트하우스에서 살고 있는

'상류층 부인의 큰손'

 '왕타이타이'(왕부인)을 만나러 가게 됩니다.

그리고 구쟈의 사정을 알게 된

왕타이타이는 구쟈에게 시도때도 없이

갖가지 궂은 부탁을 하죠.



드라마를 보다보면,

일류유치원이 뭐길래,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의문이 들 정도인데요.


그런데...

맞습니다.


중국에서는
'이렇게까지 해야'
자식교육 좀 했다는
소리를 듣거든요.


2. 현대판 맹모삼천지교를 아시나요?



중국인들은

자식의 교육을 위해서라면

그곳이 어디든

얼마나 멀리있든

힘듦과 고통을 마다하지 않고

투자하는 맹모삼천지교 본성이 있습니다.


맹모삼천지교란,

유명 사상가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의 교육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를 한 가르침이라는 뜻으로,

교육에는 주위환경이 중요하다는 가르침을

일컫는 말인데요,




예로부터 유교 문화가 강했던

중국에서는

지금도 자식의 교육에 관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투자하고 희생하려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일류 유치원이  일류 중학교 입학을  가능하게 하고

일류 고등학교 진학이

일류 대학 합격을 만든다 믿는

중국 학부모들은


이렇게 지속되는 일류로의 진학이

곧 일류인생으로의 발걸음이라

믿으며 자식 교육에 그 무엇보다

큰 힘을 쏟고 있는 것이죠.


우리나라는 흔히

인서울 혹은 상위권 10개 대학

과 같은 기준을 정해 대학을 나누거나

대학 이니셜의 첫글자를 따 축약하여

부르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예: SKY,서성한 등)


중국에서는

흔히 말하는 '명문대'라고 불리는

'일류 대학'을 다음과 같은 두가지

명칭을 통해 구분합니다.

바로
985(지우빠우) ,
그리고 211(알야오야오)입니다.


985는 세계를 선도할 일류 대학을

선발하고 육성하겠다는 뜻으로

시작한 985프로젝트(985工程)에서

비롯된 용어로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없을 대학을

일컫는 말이며,


211역시  211工程에서 나온 말로

중국을 대표할 만한

'일류대학'들을 총칭하는 말이죠.


2019년 기준, 985는 39곳,

211는 112곳의 대학이

선정되어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자식들 대학 잘갔다' 라는 말을

"이번에 들어간 학교가

985야? 211야?" 라고

말로 되물을 정도이지요.




한국에서 '수능'이

전국적 이슈인것처럼,

이렇게 985,211대학을 들어가기위해

중국에서도 피터지는  '수능'을 치릅니다.


그리고 그 '수능'을 둘러싼

부모들의 열의도 한국의 그것과

비교해 뒤지지 않지요.


중국에서 수능은

普通高等学校招生全国统一考试

보통고등학교전국통일고사

를 줄여,까오카오高考라고 합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985,211 같은 일류 대학에 가기 위해선

까오카오가 절대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중국의 학부모들은

일류 교육환경 조성을 넘어,

까오카오를 위한 '이사',

'중국판 맹모삼천지교'를 감행하기도 하는데요,


여기에 또 재미있는

중국문화 하나가 숨어 있습니다.


바로,

후코우입니다.




3. 아이의 户口가 아이의 인생을 결정한다?



후코우란 户口

쉽게 말해, 중국판

호적제도 같은 것인데요,


우리나라의 호적과 다른 점이 있다면

호적을 '옮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얼핏 보면

우리나라의 '전입신고'와

비슷해보이기도 하지만


후코우제도는

한 사람의 신분과 거주지 표시를 위한 것으로

'전입신고'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중국인들 삶의 많은 부분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아주 중요한 사회적 존재입니다.


 중국의 대학, 수능 이야기에서

왜 갑자기 '후커우' 가 나왔냐고요?


일류대학으로의 진학이

일류 인생을 결정하는 것처럼

어떤 '후코우'를 가졌느냐가

일류대학 입학 여부를 가르는 중요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죠.


후코우는

단순한 호적이 아닙니다.


어느 지역의 후코우를 가지고 있느냐가

내가 받을 수 있는 연금,

내가 구매할 수 있는 차,

내가 살 수 있는 집,

내가 받을 수 있는 교육,

내가 보장받을 수 있는 의료보험의 여부를

결정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사회 경제적으로

강조건을 가지고 있는

중국의 대도시(북경, 상해)등의 후코우는

얻기 어렵고,

포기하기도 어렵지요.


중국에서는

평생 베이징(북경)후코우를

얻기 위해 평생 노력하거나,

베이징 후코우를 포기하지 않기 위해

단칸방에 살면서도 기필코

베이징에 머무르려고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들에게

후코우는

단순한 호적을 넘어

삶의 질 그 자체이자

하나의 꿈인 것이죠.



4. 수능이민의 탄생 高考移民


이 후코우는

오늘의 주제인

중국 수능시험에서

굉장히 큰 역할을 차지하는데요,


왜냐하면

중국의 고등학생은

자기가 살고 있는 거주지역이 아닌

후코우 등록지 기준으로

시험장소가 정해지기 떄문입니다.


만약 수능시험 당시

학생의 개인사정, 주변 사정에 의해

다니던 고등학교가 상해에 있다해도

수능 시험 당일날에는

후코우가 기록된 해당 지역으로 날아가

시험을 봐야한다는 것이죠.


넓은 영토 때문에

각 지역의 수능 시험지의 내용이 다 다른데다

체력적으로도 큰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정부 법안의 구멍을 노리고

자식의 교육을 위해

수능 이민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인데요,

 


수능이민이란,

비교적 입학

커트라인이 낮을 수 밖에 없는

지방 소도시, 혹은 낙후된

변방으로 후코우를 이전하여

상대적으로 대학 합격율을 높이고자

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지방 소도시는

대학 입학 정원의 숫자도 대도시에 비해

높을 뿐더러,


대도시보다 교육열이 낮고

교육조건이 열악해

수험생들의 교육 수준이 낮을 수 밖에 없기에,


좋은 교육 조건을 가진 대도시에서

수능대비를 한 학생은

소도시로 이전하여 경쟁을 하는 순간,

상대적 우위를 얻게 되는 것이죠.


중국정부는

이렇게 후코우를 이전하여

대학입학가능성을 높이고자 하는

수능이민족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데요.


형평성의 문제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이렇게까지 해서

일류대학, 일류인생에 들어가고 싶은

중국인들의 애환이

어느정도일까 생각해보게 되는 대목입니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아끼지 않을 부모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대학입시에서부터

“공평함”에 대한

“무시”를 배우고 자라나는

아이들의 미래가

한편으로 걱정되기도 하네요.


마지막으로

'구쟈'처럼

오늘도 자식의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중국식 맹모삼천지교',

'수능 이민'을 감행하고 있는

중국의 수많은 학부모들을 응원하며

드라마에 나오는 구쟈의 명대사를 배워보도록 할게요.


구쟈의 명대사 :

你想, 我们搬进了这种大楼, 我们就是要过更好的生活, 因为我们的辛苦, 决定了·孩子将来发展的方向。 nǐ xiǎng,wǒmen bānjìn le zhèzhǒng dàlóu,wǒmen jiùshì yào guò gènghǎo de shēnghuó,yīnwèi wǒmen de xīnkǔ,juédìng le háizi jiānglái fāzhǎn de fāngxiàng
 당신 생각해봐, 우리가 이렇게 좋은 집으로 이사온건, 우리가 더 잘 살고 싶어서잖아. 왜냐하면 우리가 고생한만큼, 아이의 미래도 달라질꺼니까.




시인의 정원 / (본명 :방수진)


시인/ 음식칼럼니스트/ 중국문학 번역가/카피라이터 /여행큐레이터


-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학사

- 중국 상하이 화동사범대학교 중어중문학 석사

- 중앙신인문학상 "창고大개방" 시부분 당선

- 前 중앙일보,일간스포츠 음식전문기자

- 現 디자인 스튜디오 "꽃길" AE 겸 카피라이터

-지역기반 독립잡지 “날_서면” 수석 에디터

- 카카오브런치 “중국”,“중국어”분야 추천작가(누적 280만 뷰)


*중국 100만부 베스트셀러 작가 무무의 책

"자주 흔들리는 당신에게" 번역 및 출간 2018.12.05

*시집 [한때 구름이었다] 발간 2019.08.16

*2019 우수출판콘텐츠  *2019 우수문학도서 수상 (한국출판산업진흥원))


-EBS 세계테마기행 중국음식기행편 ((큐레이터:중국음식칼럼니스트)

      -  CJ ENM  차이나피디아 방송출연


이메일 : poetgarden@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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