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로 중국읽기]30대 중국 청춘남녀의 사랑 찾기 <맛있는로맨스1>
안녕하세요.
<넷플릭스로 중국읽기>
시인의 정원입니다.
상하이 커리어우먼의
우당탕탕 생존기
<이지파생활>1,2편
잘 보셨나요?
지난 시간에 이어
오늘 우리가 만나볼 작품은
결혼 적령기를 마주한
30대 청춘남녀가
각자의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며 진정한 사랑을
찾아나가는 여정을 그린
<맛있는 로맨스>입니다.
중국원어: <爱很美味>
<맛있는 로맨스>는
2021년, 우리에게 코로나19가 다가와
한창 기승을 부릴 시절 촬영된
20부작의 드라마인데요.
아름다운 외모로
항상 주목을 받았지만
남편의 예기치않은 외도로
이혼이라는 고난을 맞게 된
퐝신方欣 ,
일생을 완벽주의자로
살아왔지만, 직장에서 예기치
않은 해고통지를 받은 실업자이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알게 모르게 가까워진 위층
이혼남과 사랑에 빠지며
인생의 제 2막을 열게 된
리우징刘净,
직장에서는 슈퍼우먼
사랑 앞에서는 연애고자
장기간 동거하던 남친과
헤어진 뒤, 휘트니스
코치와 의도치 않은 사랑에
빠져버리게 된 씨아멍夏梦,
초등학교부터
성인이 될때까지
곁을 지켜온 이 30대 여성
세 명이 펼쳐나가는
다채로운 극복과, 사랑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선명하고, 주변인물들의
감초 연기가 더해져
큰 인기를 받은 이 드라마는
2023년 코로나19의
안정기를 맞아
영화로도 제작되었는데요.
앞서 소개한
<이지파생활>이 중국의
최첨단 도시 '상하이'에서
연출 되었다면,
<맛있는 로맨스>는
중국의 미식도시로 불리는
成都 청두에서 촬영되었습니다.
중국 고대 촉 문명의 발상지이자,
중국 최고의 관광 도시이기도 한
이 곳은 우리에게는
팬더의 고향으로 알려져있지만요.
무엇보다 청두는
미식의 도시로 불릴만큼
요리에 자부심이 있는 도시입니다.
청두요리는
중국 요리를 대표하는 요리 중 하나로
독특한 풍미와 맛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데요.
앞서 <이지파생활>에서
만나본 중국식 샤브샤브 '훠궈'의
고향이기도 하지요!
등장인물과 줄거리,
촬영지에 대한 설명까지
들었으니, 이제
<맛있는 로맨스>로 떠나는
중국여행을 시작해야겠습니다.
오늘은 또 어떤
중국의 매력을 만나보는 시간일지
궁금하실텐데요.
얼른 저를 따라 오시죠.
여주인공
퐝신, 리우징, 씨아멍
이 셋은 아주 어려서부터 함께
나고 자란 소꿉친구이지만
그들이 처해진 인생의 경로와
삶의 방향은 꽤나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지요.
하지만, 이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아주 사소하고
또 매우 흥미로운
공통점 하나가 있는데요.
바로, 누구와 연애를 하든
얼마를 사귀든
대상과 흡사 동거와 비슷한
주거형태를 경험한다는 것이죠.
이미 결혼 후 전남편과
한 집에 살았던 퐝신을 제외하고
리우징과 씨아멍은 모두
남자친구를 사귈 때마다
일종의 혼전동거를
진행하는데요.
15세 관람가임을 감안했을때
혼전 동거 장면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것을 보며
이러한 의문이
자연스레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중국에서 동거는
흔한 형태인가?
중국 사회주의에서
동거는 불법은 아닌가?
중국인들에게 동거는
무슨 의미일까?
드라마에서 보듯,
현대 중국 사회에서
혼전 동거의 양상은
어렵지않게 접할 수 있는데요.
드라마에서는 작은
장치의 하나로서 등장할지 몰라도
실상 중국 사회 안에서는
혼전동거가 그리 간단한 의미만을
띄진 않습니다.
사회적, 문화적, 역사적으로
꽤나 복잡한 배경과
함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그리고 환경적 요소까지
다양한 요소가 결합되어
나타난 중국의
혼전동거양상.
그 이면에는 어떤 배경이
자리잡고 있을까요?
20세기 초 불어온 신문화운동*으로 인해
제도와 관념에 갖혀있던
연애와 결혼관이 조금씩
개방과 자유의 싹을 틔우고 있었지만,
(신문화운동 : 1917~1921년
유교적이고 봉건적인
중국의 제도와 문화에 반대하여
일어난 계몽 운동을 이름)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전의
중국의 연애와 결혼은
'부모의 명령과 중매쟁이의 말'로써
결정된다 해도 무방한 것이었습니다.
정략결혼과 일부다처제를 폐지하는
최초의 '결혼법'을 국가가 공포한
1950년이 되어서야
일부다처제의 폐지 등이 생기며
'결혼과 사랑의 자유'가 중국에서도
공식적으로 시행되게 되었는데요.
1950년대에 불어닥친 새로운 결혼풍습은
전통적인 결혼관을 완전히 뒤엎었고,
오랫동안 억누르고 참아왔던
사랑과 연애, 결혼과 이혼의 자유에 대한
갈망이 봇물 터지듯 터지게 되었죠.
개혁개방, 신중국 설립 이후로
중국의 개방화는 급속도로 진행되었고,
중국인들의 성의식도 따라 보다
자유로워지게 됩니다.
또한, 국가의 제도, 집단의 욕망보다
개인의 삶과 자유, 행복이 우선시되어야한다는
사실도 조금씩 깨닫게 되는데요.
그 과정 속에서
개방된 성의식과 자아실현에 대한 욕망이
사회적 제약으로 인해 실현하지 못했던
로맨티시즘으로 이어져
'참고 참았던' '로맨스의 실현'의 일종으로
혼전 동거의 형태가
조금씩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부모의 동의와 간섭이 불가피했던
지난날의 연애와 결혼풍습에서 벗어나
동거를 통해
온전히 사랑을 누리고 빠지는
기분을 느끼고자 하는 욕망이
중국의 혼전동거 양상을
증폭시킨 원인 중 하나인 것이죠.
중국에는 동거를 이르는 말이
하나가 아닌데요.
약혼 후 결혼을 앞둔 상태에서
동거를 먼저 진행하거나
먼저 혼인신고를 한 뒤 같이 살고
그 후 식을 올리는
'결혼전제동거'와,
혼인의 의사가 크게 없지만
개인적, 현실적 욕구로 인해 서로의 합의하에
같은 공간에서 함께 주거하는 형태인
'주거식동거'를 따로 나누어
생각합니다.
전자의 경우는
결혼을 전제로 하는 동거이긴 하나
실질적으로는 법적 결혼이 이루어졌거나
혹은 곧 이루어질 상태에서 진행되는
안전장치 같은 역할이나,
후자의 경우는
중국사회가 가진 독특한
특성으로 인해 빚어진 '중국식 동거'라고
말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중국식 동거는
광활하게 넓은 영토로 인해
균등하게 개발되기 어려운
중국의 지리적 요건이
그 시작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국지적으로 진행될 수 밖에
없는 중국의 내륙 성장,
그 속에서 성장의 선두로 꼽힌 곳은
수도 베이징을 포함한
몇개의 대도시 뿐이었는데요.
이러한 지리적, 국가적
특수성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수준높은 대학진학
높은 품질의 인프라를 제공하는
질 좋은 일자리를 찾기위해
선발전을 이룬 몇개의 대도시로
청년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것이죠.
이렇게 경제, 사회적으로
선두급으로 발전하고 있는 도시를
중국에서는
'일선도시一线城市'라고 하는데요.
흔히, 중국 내륙의 4대 일선도시로
북쪽에는 베이징,
남쪽에는 상하이 광저우,션전을 꼽습니다.
이를 줄여, 베이샹광션北上广深이라 하지요.
이 '일선도시'에 머무르며
미래에 대한 희망과 기회를 노리는
젊은이들은 날로 늘어났지만,
유입되는 인구가 늘어날수록
대도시의 생활비와 방세는
천정부지로 치솟게 되었고,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채
여전히 떠도는 신세의 중국인을
' 북방의 표류족', '남방의 표류족'이란 뜻의
베이피아오北漂, 난피아오南票라는
단어로 부르기도 할 정도입니다.
대학을 갓 졸업한 졸업생들은
상황이 이렇다보니, 애정도 애정이지만
높은 생활비와 주거비에 드는 부담을
덜기 위한 하나의 방책으로서의
동거를 선택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죠.
산동대학 철학사회발전대학원 조교수인
위즈치앙 교수가
2019년도부터 총 35명의
1985년 이후 출생한 도시 청년을 대상으로 한
동거생활에 관한 연구 논문인
<주거식동거 : 과도기에 놓인 중국 청년들의
연애관계의 대안적 실천>
相伴式同居:转型期中国青年亲密关系的另类实践에서도
흥미로운 해석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시골이나 비개발 지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 이후,
혹은 사회생활을 하면서부터
일선 도시에서 버티고 살아남으려는 사람들은
본거지를 벗어난 이후
생활은 힘들고 주변인이 없는 상태로,
친구도, 지인도 없는 외딴섬 같은 대도시에서
외로움과 불안함을 해소할 방편으로서의
동거를 선택하기도 한다는 것이죠.
앞에서 언급한바와 같이,
어린 나이에 가족과 떨어져
'북방의 표류족', '남방의 표류족'의 삶을
살아온 그들에겐,
혼자라는 불확실성, 대도시의 경제적 압박
그리고 정서적인 불안감과 불안을 없애는
방책으로 동거를 선택하는 것이
그들의 입장에선 꽤나 합리적인
선택이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요.
오히려 함께 살기 시작한 이후로
진정한 사랑에 빠지고
장기적인 동거관계로
발전하게 되는 경우가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배우자가 있는 상대와의 동거,
군인 아내와의 동거,
15세 미만의 아동과의 동거가 아니라면
중국 사회에서도 혼전동거를
불법으로 여기지는 않고 있지만
동거가 가진 여러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그에 따르는 위험요소들 때문에
중국의 6070세대들도
자식들의 혼전 동거에 대해서는
아직 보수적인 입장이라고 하는데요.
그와 별개로
아이와 어른 모두가 보는
드라마에서도 무리없이
장면을 보여줄 만큼
중국 사회에서는
이미 조금씩 보편적 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넷플릭스로 떠나는 중국여행>
<맛있는 로맨스>편
'중국식 동거' 이야기
재미있으셨나요?
다음 이 시간에는
<맛있는 로맨스>로 떠나는
두번째 중국 여행이 펼쳐집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
그럼 , 우리
다음주에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