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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 Feb 26. 2018

드라마를 보면 중국이 보인다(1)-중국식미투열풍

[지금,중국#14. 알쏭달쏭 궁금하고 신기한 재미있는 중국이야기]

최근 몇년 간 한국을 뒤들썩하게 한

단어가 있었다면,

단연 이 "미투"일 것이다.

문화 이 예술계부터 불기 시작한, 이 미투 열풍은


너무 "잦아서", "익숙해진"

너무 "익숙해져서" , "감흥이 사라진"


허나, 결코 허투루 넘기거나

대충 덮고 넘어가서는 안될,

심각한 , 여성을 둘러싼 사회문제를


더이상 두고 보지 않겠다,

더이상 참고 묵인하지 않겠다,는

사회의 용기있는 목소리,

그 외침의 시작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 같은 사회적 움직임은 동시에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는 것이

그러한 사회적 동의가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는

동력을 얻는데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깨닫게 해주었다고 본다.


만약 우리가 이를 지난날

대한민국을 떠들석하게 했던

"페미니즘"열풍의 연장선상에서 해석할 수 있다면,


한편으로 이 "미투운동"은

그동안 "여성"이라서,

"여성"이기 때문에,

드러내지 못했고

억누르고 살아야 했던


"여성인권"에 대한

우리모두의 자각과

변화의 움직임이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사진1,2 : 2017년 중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대흥행작 "내 인생의 전반부" 워더치엔빤셩 我的前半生[wǒdeqiánbànshēng].


최근 중국사회에서도

한 드라마가 전국적인 인기를 얻으며

여성인권에 대한 문제가 큰 화두로 떠오른 바 있다.


바로 중국 사회를 살아가는 한 여성의

성장 스토리를 그린 소설을 원작으로 한,


"내 인생의 전반부"

워더치엔빤셩

我的前半生[wǒdeqiánbànshēng]이다.


이 드라마는 비록 표면상으로는

일반 한국식 애정드라마, 막장드라마와 다름없는

상하이라는 거대 도시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사랑과 배신,

그리고 일련의 권선징악을 그리는 것이라

오해하기 쉬우나,


실제로 이 드라마가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하며

중국사회를 크게 뒤 흔든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중국여성들이

드라마의 주인공 "뤄즈쥔"을 통해

중국사회를 살아가는 이 시대의 여성,

즉,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반추하고


그와 동시에 그들이 앞으로 살아가야 할

삶의 방향성에 대해서

반성하고 사고하게 해주었기 때문이었다.


사진2: 표면적으로는 단짝친구간의 우정, 그리고 둘을 둘러싼 사랑, 배신 등이 주내용으로 읽혀지지만, 사실 그 속에는 중국사회의 여권신장에 대한 메세지가 내포되어있다.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 "뤄즈쥔罗子君"은

20대 초반의 어린나이에,

"천쥔셩陈俊生"과 결혼 해

전업가정주부가 된 후

꿈 같은 달콤한 "강남 사모님"생활을 수년간 즐겼다.


하지만, 외도한 남편에 의해

하루아침에 일방적 이혼을 당한다.


사회적 지위와 사랑을 동시에 잃은

"뤄즈쥔罗子君"은

고통과 좌절 속에 헤매이며 방황하였으나,


이내 단짝친구 "탕징唐晶"과 

그 주변인물들의 도움을 통해  

경제와 사회적으로 독립된 주체적 존재로  

재탄생하게 된다.


이 중국여성의 성공스토리는

대륙을 강타하며 흥행에 성공,

곧 중국사회에서 "미투" 고백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는데,


이는 한국사회에서의 "미투"고백과는

성격이 조금 다른 것으로써,

우리나라의 "미투"고백이 성폭력, 성희롱 등

여성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불평등이나

 피해에 관한 것이 주를 이루었다면,


"내 인생의 전반부"로 전국적으로 확산된

중국식 "미투"고백은

여성의 사회, 경제적 독립에

보다 촛점이 맞춰진,

"젠더"적 평등과 각성에 대한 목소리가

주된 내용이었다.


사진3:  이혼을 당하기 전 뤄즈쥔은 남부러울 것 없는 "상해사모님"이었다.
사진4: 이혼 후 뤄즈쥔에게 남겨진 것은 곱지 않은 사회적 시선, 그리고 혼자 짊어져야 할 경제적 부담, 그리고 심리적 압박이었다.

중국사회의 특수한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여권신장이 "노동력"과 결부되어

사회적으로 인식되고,

신장되기 시작한 중국에서


남성에게 모든 것을 의존한 채

전업주부로 살던 뤄즈쥔이

고난과 역경을 딛고, 마침내

자신의 힘으로 독립하여

주체적인 존재로 재탄생하게 된다는

이 성공스토리는,


특히 한 평생 경제적 독립을 하지 못한 채

가정적으로, 사회적으로 얽매어있는

이 시대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많은 중장년층의 여성들에게

마치 거울보기와 같은 작용을 해줌으로써


자신들이 삶 속에서 잃어버렸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자신들이 삶 속에서 당연히 찾고, 주장해야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기회를 주었던 것이다.

사진3:"내 인생의 전반부": 워더치엔빤셩은 대대적인 인기를 얻으며 시즌2 촬영에 들어갔다.


이는 곧 중국식 "미투"현상을 불러일으켜

딸을 가진 부모님들 사이에 너나 할 것 없이


"나 역시도 저렇게 바보처럼 살았다"

"부디 너는 절대 그렇게 살지 말아라"라고 하는

"중국식 미투" 붐을 일으켰고,


(한 예시로,필자가 초대받아 방문 한

중국 친구의 집에서 마주 한 친구의 어머니 아버지께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내 인생의 전반부"를 시청하셨고,

드라마가 끝나면 우리를 앉혀놓으시고는

여성에게 경제적 독립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설파하셨다.)


이렇게 “내 인생의 전반부”는 미혼여성,

기혼여성 가릴 것 없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연령층의 여성들의

지지와 환호를 등에 업고

2017년 중국을 강타한 최고의 드라마로 선정되었고

이미, 시즌2 촬영에 들어간 상태이다.


오늘의 지금 중국어 


你看过我的前半生这部电视剧吗?
니칸구어워더첸반셩저부덴스쥐마
너 내인생의 전반부 이 드라마 봤어?



*본 칼럼은 저작권 보호를 받습니다. 

관심과 사랑은 소중한 댓글과 출처를 밝힌 공유로 부탁드립니다.



E.MAIL : poetgarden@naver.com 

(어떤 질문과 관심도 좋습니다. 댓글이나 이메일로 남겨주세요.) 


*다음 15화에서는 14화에 이어, "내 인생의 전반부" 

 주요 내용과 대사를 통해 중국사회의 여성, 그리고 현 시대의 연애, 결혼관에 대해서 

 보다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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