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넓은 마음을 본 적 있나요?

[내가 제주를 찾는 아주 사적인 이유#4. 제주의 돌]


제주의 골목을 누비다 보면,

제주의 마을을 들여다 보면,

층층히 쌓여있는

또 검고 야무진 마음들을

만나게 됩니다.


제주의 돌들은,

제주의 마음과도 같습니다.


겉은 투박하고 거칠지만

속은 빼곡히 숨구멍으로 가득차

강하지만 유연하고,

무겁지만 말랑말랑하지요.



그렇게

제주의 돌을 조용히 조용히

문지르면

제주의 돌에 가만히 가만히

귀를 대보면,


막 물질을 끝내고 돌아온

해녀들의 시름섞인 웃음소리,


고기국수 한 그릇과 함께

툭 내던지는 식당아주머니의

제주사투리도 함께

들리는 듯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제주의 돌로 만든

담과 벽은

단단하지 않습니다.

높지도 않습니다.

대신, 부드럽고 포근하지요.


원하면 누구든 넘나들 수 있고,

통과할 수 있을만큼

낮고 가깝습니다.


그리곤 그것은

지금껏 우리가

벽이란, 또 담이란 이름으로

등을 돌리고

매정하게 손을 뿌리치고

칼 같이 선을 그어버렸던 것들에 대하여
떠올리게 만들지요.


대체 당신과 나,

세계와 나,

그리고 나와 나의

담과 벽이란 것이

존재하기는 했느냐고


있었다면 대체 무슨 이유로

또 무엇으로 존재해야만 했느냐고

우리에게 반문하는 듯도 합니다.



제주의 돌담은

그렇게 담담하게

또 덤덤하게

우리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합니다.


어쩌면

이 벽이라는 것,

또 담이라는 것이,

무언가를 막기 위해

혹은 무언가와 거리를 두기 위해

줄지어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작고 반짝이는 용기로

낮은 이 담을 넘어

누군가에게로 와락 달려갈 수 있을 때,

어디론가 힘차게 뛰어갈 수 있을 때,


비로소

제 값을 다하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말입니다.



벽도, 담도

사실은

가볍게 건드리는 손가락 힘만으로도

슬쩍 지켜든 발 뒷꿈치로도

스르르 무너질 수 있는 것이라고 ,


당신의 담 넘어 건네는

따스한 인사 한 마디로도

그것은 언제든 녹아내릴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말입니다.


그렇게

제주의 돌담은

우리를 향해 팔 벌려 있습니다.


제주의 마음은

갈수록 부풀어지고 있습니다.


언제든

낮은 이 담을 넘어

자신에게로 달려 와 줬으면 하는

간절한 기다림으로

검게 검게 물들고 있습니다.



시인의 정원이 들려주는 제주이야기는 유투브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그 좋다던 제주살이, 나도 한 번 해봤다#1. 낮다고 얕보지 마라! 용눈이오름]

https://youtu.be/5moGiKF1RPs

[그 좋다던 제주살이, 나도 한 번 해봤다#2. 이건 몰랐지? 눈 앞에 펼쳐지는 압도적인 뷰!지미오름]

https://youtu.be/3Ju94Rkli4M

[그 좋다던 제주살이, 나도 한 번 해봤다.#3. 맛천국~! 세화오일시장 안 가봤음 말을 말어~]

https://youtu.be/UkX2xpAenq8

[그 좋다던 제주살이, 나도 한 번 해봤다. #4. 게스트하우스 스텝들은 쉬는 시간에 뭘할까?]

https://youtu.be/eRxXKITOa7U


글쓴이: 방수진

시인, 카피라이터, 중국문학전문번역가

경희대학교 국문과 학사, 중국 상해 화동사범대학교 중문과 석사(정부초청장학생)

전 일간스포츠 기자, 파고다 중국어전문강사, 극단 하땅세배우, 밴드 "시인의 정원"리더.

현 카카오브런치 매거진 “지금 중국어”, ”지금 중국문학”,”사이하다”연재 중.

E.MAIL : poetgarden@naver.com / facebook, Instagram: "poetgarden"

(제주에 관한 어떤 질문과 관심도 좋습니다. 댓글이나 이메일로 남겨주세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제주의 흰 웃음을 본 적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