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열

by 문창승

온몸이 녹을 듯 타올라

열기는 이미 시뻘건 기세로

방 안을 헤집고 뛰놀다

아수라의 놀이터를 가꾼다.


초침의 백색소음은

신음의 적색소음에 삼켜져

저 뒤편 끝 수렁에 처박힌 채


주변의 억센 손들은 황급히

찬물 적신 헝겊과

얼음 가득한 주머니로

터질 듯한 열병을 짓누르는데


먼 곳의 깃발이 펄럭이고,

경계를 밟은 두 발은

기어이 귀향의 표를 밟아 뭉갠다.


굉음과 함께 작열하는 불꽃

뜯겨 날아간 손들은 핏빛 카펫을 수놓고

아이는 천진한 웃음으로 아장아장

가벼운 걸음마는 그렇게 지진을 일으키며,

작가의 이전글물방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