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듯 날뛰는 신경계의 찬란
세계는 고주파의 우주로 뭉그러져
귀에겐 퇴화의 길만 남은 채
들리는 건 그저 몽롱한 프리즘
호숫가의 잔물결이 조각내는
자애의 파편이 무수히 녹아드는 대기
온몸에 열기를 덧입고도
피부가 끈덕지게 뿜어내는 오아시스
벚꽃잎이 자랑하는 연분홍 환희는
흐릿한 배경으로 바래고
그 흔한 미소는 수십 개의 다이아로
거듭나는 황홀한 전복
찰나는 백 년간 떨어지는 방울로
한나절은 쫓겨 달아나는 빛으로
한껏 거칠어진 시간의 일탈 속
부서지기 급급한 도취의 온실
밀실의 자장가에 취해
신발은 썩고 옷은 해어진 덩어리가
심해와 천공으로 쏘아 날아가는
신비함 가득히 편안한 발맞춤
시들며 꺼져버린 환상 밑
다시 홀로 남은 마법사는
금 간 타일 위 걸터앉아 저 어둠 속 무언가를
깨진 항아리와 바닥난 약물 틈
아프게도 깊게 팬 흠집 혹은 벽화
환상이란 실체가 남기고 간
영영 자리할 잔상
순간이 심은 영원의 꽃
이토록 아름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