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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조 6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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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칠리아정 Nov 10. 2023

빌딩숲에 바람이 불면

항복점

빌딩숲에 바람이 불면

   - 항복점     


/정온유   

       

어둠을 넘어서면 해무리에 다다른다

넘어선 시간에 양보란 이미 없다

팽팽히 맞서다 멈춘,

아쉬움만 자란 자리     


살얼음 걷는 걸음 잇따르는 차가움에

마음 놓친 말들이 마음을 뒤따르며

춤추듯 출렁이다가

안간힘을 쓰다가,     


빌딩숲에 어둠이 겹겹이 내리면

견뎌낸 마음들이 서류처럼 쏟아지고

탄성을 잃은 하루가

고요히 넘어간다



- 2023. 오늘의시조. 겨울호. 토문재에서 시 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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