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초보작가의 「갑질」 현장으로 초대합니다(실화)

11화 / 책과 출판사의 궁합

진지하게 책 만들기에 대한

많은 정보의 조사도 전무하


이렇다 할 출판계 상황을

알지 못한 채,


구글에서 상위 검색으로 바로 던져준 출판사를

아무 의심과 구체적인 조사 없이

 “날름” 받아먹고,


독자님들을 위한 책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나”라고


기고만장한 오만함이란 보석으로

저 자신을 치장하고는

그 빛에 눈이 멀어,

 바로 출판계약을 해버린 것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오만함에 눈에 뵈는 게 없었다.

설레는 계약을 하고,

2주 뒤에 출판사에서 편집된 원고를 받기까지,

그동안 독자들을 위해

독학으로 갈고닦은 글쓰기 실력을 검증받는

 “글쓰기 최종기말고사”

 시험성적을 기다리는 듯

긴장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시험 성적은

의문 투성이었습니다.

분명 출판사는 합격이라며 100점이라는데,

성적을 받아본 저는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 원고,,, 실화...????


제 글은 경제/사회/정치 영역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치 국어 영역의 채점자가,

글씨의 형태와 맞춤법만 맞으면

 내용에 관계없이 100점을 주는 형국이었습니다.


출판사와 다른 내 마음속 원고의 채점 지는 전부 가위표였다.


제가 쓴 시험내용이 정말 맞는지 아닌지는,

그 전문 분야의 과목 선생님에게

채점을 받아보아야 하듯이,

제가 쓴 글을 출판할 때도,

글감을 이해할 전문분야의 출판사가

내 글을 들여다보지 않으면,

100점이라는 성적이라도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을 그때서야 깨달았습니다.


그제야 깨달은 출판사와 저자의 궁합, 책과 출판사의 궁합


문장 하나를 고치더라도,

문장 자체가 아닌

 그 문장이 왜 써져 있는지

제 기초부터 이야기하여야 하는

편집자와 저자의 대화는

 성립자체가 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저에게는 비록 전자책이지만,

첫 책이 될터였고,

 지금까지 경단녀의 경력을 마무리 짓고

“작가”로서 다시 태어나게 될

책이기도 하였기에

 한 자 한 자 소중하게 매만지고

세상에 내보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렇게 원하더라도,

 글감과 맞는 출판사 인지 아닌지 따져보지도 않고,

출판의뢰를 한 저의 잘못이

 저를 최종 판단의 절벽으로

밀어 넣고 있었습니다.


작가, 그리고 책과의 궁합이 안 맞는 출판사와의 계약의 결말은 끝이 보이지 않는 암흑의 수렁 속이었다.


저와는 반대로,

민감한 경제 사항이 아닌,

단순 글감을 쓴 작가를

출판사가 담당했다면

이런 문제에 부딪히며

괴로워하지 않았을 거라는

 가엾다는 생각이 들 지경이었습니다.


작가와 출판사,

 잘못된 만남이

서로를 괴로운 암흑의 수렁으로

 끝없이 밀어 넣고 있었습니다.


결단을 내려야 했습니다.


나의 작가로서의 타이틀을

출판사에게 온전하게 맡길 것인가,

나의 기준으로 눈앞의 작가 타이틀을

 거절할 것인가.


결정은 온전하게 저에게 있었습니다.


글의 주인도,

약서의 주인도

“갑”인 바로 저였으니까요.


책의 주인은 출판사가 아닌 바로 "나"이다. 독자에 대한 최종 책임을 지는 것이 바로 "나" 이기 때문에.


경단녀가 되어

 타인의 성공을 바라보는 일은

괴로웠습니다.


 이 기회를 거절하면

앞으로도 그러겠지요.


그러나 이대로

글을 쓰고 책을 만든다면

저 스스로에게 떳떳한 출판이

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작가라며 출판을 하고도

한없이 부끄러울 것 같았습니다.


조금이라도 그런 마음이 든다면

 출판을 하지 않는 것이

 맞는 결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당장 출판사에 메일을 보내

작가로서 “갑”의 권한을 행사하며

 “계약 단 26일 만에 파기”를 선포합니다.


작가의 갑질을 실행하다, 그것은 바로 계약 파기!


그에 따른 계약금 100만 원은 이미

수행된 편집과,

표지 제작에 쓰였기 때문에

 돌려받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하지만 이미 충분했습니다.


출판이라는 세상에도 전문 분야가 있다는 사실,

그리고 출판사가 출판 거절을 할 때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글쓰기에 떳떳한 작가가 되고 싶었다, 독자들을 위한 작가가 되고 싶었다. 그것이 내가 계약을 파기한 이유였다.


그렇게 첫 책의 출판과 작가라는 타이틀,

100만 원을 모두 시원하게 날린 후

괴로운 나날을 보내던 나를 이끄는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되는데!..



파란만장 글쓰기 인생살이,


다음 편 12화에서

이어집니다!

독자님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

감사합니다!





이전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은

돈과 행복 그리고 글쓰기 번아웃 시즌 1

브런치 북을 읽어주세요


시쓰는 과학자 김은진작가의 브런치


 https://brunch.co.kr/brunchbook/writingmoney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