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일상 속에서 다시 처음처럼 살아보기
현존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판단이나 의도 없이
지금 이 순간과 온전히
함께하는 일입니다.
아무것도 바꾸려 하지 않고
어떤 방향으로도 끌고 가지 않은 채
그저 여기 있음을 허락하는
상태입니다.
이것을 몸의 느낌으로 표현하자면
가슴이 부드럽게 열리고 호흡이 깊어지며 몸 전체가 느슨해지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생각과 계획은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그 자리에 고요함이 깃든 상태입니다
그 고요함 속에서 우리는
내 안의 지혜가 스스로 드러나도록
허락하게 됩니다.
TRE에서 말하는 현존은
늘 깨어 있고 열려 있는 상태입니다.
명료한 의식으로 지금 이 순간을 바라보는 일, 마치 모든 것을 처음 만나는 것처럼 새롭게 마주하는 태도이기도 하지요.
우리가 어떤 것을 당연하다고 여기는 순간 뇌는 그것을 더 이상 자세히 보지 않는다고 합니다.
모든 일을 마치 처음 마주하듯 대한다면 우리는 명료한 의식으로 깨어 있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알아차림, 현존입니다.
저는 굳이 멀리 여행 가지 않아도
늘 새로움을 발견합니다.
매일 걷는 같은 길이라도 시간과 날씨에 따라, 빛과 바람에 따라 늘 다른 풍경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이것이 제가 주님께 받은 작은 은총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저는 멀미를 심하게 합니다.
아무리 좋은 곳이라도 차 타는 일이 늘 부담스럽고, 한때는 그것이 단점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그 덕분에 저는 멀리 떠나기보다
제가 있는 자리에 오래 머무를 수 있었고,
그 안에서 더 깊이 보고 섬세하게 느끼는 법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단점이라 여겼던 것들도
보는 관점을 달리하면
얼마든지 선물이 될 수 있습니다.
속도를 늦추게 하고,
머무르게 하고,
지금 여기를
살아보게 하는 힘이 되니까요.
현존이란 결국
지금 이 순간에 머무는 일입니다.
당연하다고 넘기지 않고,
모든 것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마음으로 지금 여기와 만나는 것.
이 글을 읽는 지금,
잠시 주변을 둘러보세요.
늘 보던 풍경일지라도
조금만 더 깨어서 바라보면
그 안에서 전혀 다른 장면이
조용히 펼쳐집니다.
작은 것에도 만족할 수 있고,
소소한 순간 안에서도
충분히 충만해질 수 있다면,
우리는 이미 행복에 아주 가까이 와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조용히 그리고 부드럽게
우리 함께 숨 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