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서 온다

대장 선종 조직검사 결과날

by 고요숨결





남편의 대장 선종을 떼어내던 날이었다.
제거가 끝난 뒤 선생님은 보호자를 불렀다.
초음파로 봤던 것보다 크기가 더 크다며
조직검사 결과를 봐야 할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안 좋을 수도 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릿속이 멈춘 것 같았다.
“암일 수도 있다는 건가요?”
선생님은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을 듣고 난 뒤
조직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일주일.
그 시간은 참으로 길게 느껴졌다.


만약 남편이 암이면 어떡하지?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드디어
결과를 듣는 날이 왔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병원에 가던 날,
여유 있게 나왔지만 출근시간대라 혼잡해 늦어졌다
입이 마르고 몸도 긴장되었다


진료실 앞에 우리는 나란히 앉았다
남편 이름이 호명되었고,
떨리는 마음으로 진료실로 들어갔다.
선생님은 수술 과정부터
차분하게 설명해 주신 뒤
“대장암 0기입니다. 정확히는 상피내암, 제자리암입니다.”
제거도 잘 되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암 1기는 아니지만 암 바로 직전 단계인 0기.
중증 등록도 가능해 앞으로 정기적인 추적검사를 5%의 비용으로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 깊은 곳에서 안도의 숨이 나왔다. 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1기가 되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아찔해졌다. 정말로 아슬아슬한 타이밍이었다.
운이 정말 좋았다.


앞으로 식단과 생활 습관을 잘 관리한다면
지금보다 더 건강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돌이켜보면 불확실한 상황 앞에서 느끼는 불안은 참 크다.
하지만 대부분의 불안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서 온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또 하나 떠오른 생각이 있다. 남편은 그동안 대장 검사를 주기적으로 받아왔다. 그렇다면 그렇게 큰 선종이 갑자기 생겼을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겪어온 스트레스들이 몸에 영향을 주는데 특히나 극심한 스트레스는
혹 덩어리를 기하급수적으로 키우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추측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을 수는 없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그것을 풀어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삶은 조금 덜 무거워질지도 모른다.

몸은 늘 우리보다 먼저 신호를 보낸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그 신호를 놓치곤 한다.
몸의 긴장을 알아차리고 조금씩 풀어주고,
쌓인 스트레스를 흘려보내고,
몸이 다시 편안한 상태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


스트레스를 피할 수는 없지만
몸을 돌보는 방법을 알고 있다면
우리는 다시 편안한 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

앞으로는 언제든 몸의 이야기에
조금 더 귀 기울이며 살아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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