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살리기 위해 만들어진 스트레스

오늘 하루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단 하나에 조용히 집중

by 고요숨결







스트레스는 우리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원래는 우리를 살리기 위해 만들어진 반응이다 위협을 감지하면 심장은 빨라지고
혈중 포도당은 치솟고 보이지 않던 긴장들이 순식간에 몸을 채운다 염증 수치 또한 함께 올라간다 얼핏 보면 몸이 망가지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정반대다




그것은 생존을 위한 가장 오래된 방식이며
우리를 지키기 위한 자동 반응이다
아주 오래전 인간이 자연 속에서 살아가던 시절을 떠올려보면 이해가 쉽다

맹수를 피해 달아나야 하는 순간
몸은 에너지를 빠르게 끌어올려야 했고
혹시라도 생길 수 있는 상처에 대비해
염증 반응을 준비했다
그 짧고 강렬한 긴장은
결국 생명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스트레스를 나쁜 것으로만 여기지만
사실 단기적인 스트레스는
우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그것이 끝나지 않을 때다
잠시 켜졌다가 꺼져야 할 스위치가
계속 눌린 채로 남아 있을 때
그때부터 몸은 방향을 잃기 시작한다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서서히 몸을 잠식한다
심혈관 질환을 부르고 면역을 흔들며
회복할 틈을 주지 않는다

한 번의 위협이 아니라
끝나지 않는 긴장 속에 놓이게 될 때
우리는 더 이상 대처가 아닌
소모를 하게 된다



흥미롭게도 같은 인간이라도
살아가는 환경에 따라
스트레스의 결은 달라진다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분명 스트레스는 존재한다
그러나 그들의 스트레스는 오래 머물지 않는다 상황이 지나가면
몸도 함께 돌아온다
그들에게는 끝나는 스트레스가 있다



반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조금 다르다
손 안의 작은 화면을 통해 전 세계의 사건과 사고를 매일같이 마주한다
내가 겪지 않아도 되는 일들

내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까지도
마음속으로 끌어안는다
그렇게 우리는 통제할 수 없는 것들에 반복해서 반응하며 스스로를 지치게 만든다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모든 것을 다 알아야 한다는 압박에서
한 걸음 물러나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대신 내가 실제로 돌볼 수 있는 것들에 시선을 두는 것


나의 몸을 돌보고
나의 하루에 집중하는 것


스트레스가 우리를 해치는 것이 아니라
끝나지 않는 스트레스가 우리를 무너뜨린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없애는 것이 아니라
흘려보내는 힘이다 느끼되 붙잡지 않고 반응하되 머무르지 않는 것



결국 삶은
무엇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살아내느냐에

더 가까운 질문일지도 모른다
같은 하루를 보내더라도
어떤 태도로 그 시간을 지나가는지에 따라
몸도 마음도 전혀 다른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
오늘 하루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단 하나에
조용히 집중해 본다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충분히 잘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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