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일 수 있기를
월요일 아침 성당 대모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밖에서는 한 살 어린 동생이지만 성당에서는 나의 대모님이다.
평소 톡으로 종종 안부를 주고받던 그녀에게서 월요일 오전에 걸려온 전화.
특히 아침과 밤의 전화는 대개 무슨 일이 있다는 뜻이다.
입원 중이라 했다.
병원에 오래, 자주 누워본 사람은 안다.
“괜찮아, 안 와도 돼.” 그 말속에는 아주 작은 그러나 분명한 보고픈 마음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안다. 미안함이 앞서 미처 꺼내지 못한 마음 하나가 그 말의 끝에 남아 있었다.
바쁘게만 살아가다
어느 날 문득 아파 병원 신세를 지게 되면 열심히 살아온 나에게 왜 이런 일이 왔을까 하는 생각이 불쑥불쑥 고개를 든다.
그럴 때 마음을 다시 먹는다.
내 몸이 보내온 신호에 귀 기울여
돌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몸은 아마 여러 번 신호를 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늘 바쁘다는 이유로, 살아내기에 급급하다는 이유로 감각이 무뎌진 채 살아간다.
결국 몸은 통증으로 말한 것이다.
서둘러 점심을 챙겨 먹고,
아침에 만들어둔 땅콩조림을 조금 싸서 나서며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먹고 싶은 게 있냐 물었다.
오지 말라던 그녀의 목소리에
순간 생기가 돌았다.
“나, 실은 과자가 먹고 싶었어.
농심 조청유과 2 봉지만!!!”
웃음이 났다.
그래, 병원 밥만 먹고 병원 천장만 바라보고 있으면 음식도 사람도 모두 그리워질 테지.
사는 일이 뭐 별게 있을까.
서로가 서로에게 마음 하나를 내어놓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이미 충분한 게 아닐까.
병문안은 거창한 위로가 아니다.
아픈 사람에게도, 찾아가는 사람에게도 그 시간은 오래 남는 일이 된다.
몸은 기억한다.
긴장으로, 피로로, 통증으로
이미 여러 번 말을 걸어왔을 것이다.
우리가 너무 바빠 듣지 못했을 뿐.
TRE를 통해 알게 되었다.
회복은 애쓰는 일이 아니라
곁에 머무는 일이라는 것을.
몸이 이제 쉬어도 된다고
스스로에게 건네는 작은 허락이다
아픈 이 곁에 앉아
같은 시간을 건너는 것이다
그녀가 얼른 쾌유하길,
그리고 우리 모두가
몸이 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일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아픔 #몸 #돌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