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들은 눈만 높다고요?

애들이 뭘 보고 자랐는지 아시잖아요

by LEMO

내가 최근 학교에서 근무할 무렵 여러 과목을 담당했었다. 원래 내 과목은 한문이지만 열악한 학교 상황으로 인하여 각종 사탐 영역의 수업도 했었던 것이고(기술가정, 직업탐구도 하였음) 덧붙이자면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이었던 관계로 교복을 입은 일반 학생들 외에도 성인 학생들이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이런 선생님도 있나요?를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성인 중학교 학급에서 도덕 수업을 할 때였다.

다문화와 관련된 단원이 나왔는데 학생들에게 질문을 드렸다.


"요즘 시골에는 죄다 외국인들이 농사일을 거들고 건설현장도 외노자가 대부분이라 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러자 한 아주머니께서(아주머니라고 하셨지만 학생입니다.) 이 주제에 관심이 많으셨는지 발표를 하셨다.


"우리 때는 아무리 힘들어도 참고 그냥 일했는데 요즘 청년들은 끈기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힘든 일은 안 하려고 하니까 외국인이 들어오는 거지요, 그런데 눈은 높아서 어지간한 일자리는 만족을 못하고 있으니 문제입니다 참"


비단 그 한 명의 의견만은 아닌 듯 여기저기서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나는 이 의견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을 하였으므로 바로 말을 이었다.


"틀린 말씀은 아닙니다. 옛날에 근로기준법? 그런 거 누가 지켰습니까? 좋은 일자리는 다들 인맥으로 들어가고 버스 안내양이나 공장 노동자, 힘들고 부당한 일들 묵묵히 하시면서도 가정을 열심히 꾸려서 자식들 출가시키신 분들 여기 많이 계시지 않습니까? 당연히 여러분들이 보시기에 지금 청년들 끈기 없고 눈만 높아 보이는 거 맞다고 생각합니다."


가려운 부분을 긁은 마냥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나를 바라보는 학생들에게 준비한 멘트를 마저 붙였다.


"그런데 청년들이 기피하는 그 직업들, 여러분의 자식이 하겠다면 좋아하시겠습니까?"


순간 표정이 시무룩해지는 학생들의 모습이 보였다.


우리는 살면서 여러 번의 장래희망을 적었다. 그와 동시에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 현실은 어떠한가?


장래희망에 절대 등장하지 않는 직업은 존재한다. 그리고 부모 또한 자식이 갖지 않길 원하는 직업은 분명 존재한다. 물론 누군가는 하고 있는 일들이다.


공부 안 하면 커서 공사장 가야 된다, 배달해야 된다 등 공포 세뇌를 한 사람들은 누구인가? 부모들이다. 그들도 알고는 있다. 기피하는 일도 누군가는 해야 사회가 유지된다는 것을... 그러나 그게 내 자식이 하게 되는 것은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나의 부모 세대는 대부분이 힘들었다. 그것은 그들의 공감대로 서로 간 이해 가능한 영역으로 남아있다. 그것을 극복한 그 세대들 나름의 고생은 격려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문제는 그다음이다.


지금은 경제적으로 힘들다고 여기저기서 곡소리가 나고 있지만 자식에게는 티 내지 않으려 한다. 자식 기죽는 거 싫어서 해외여행 업적을 남기기 위해 개근상을 피하고 있다. 이 시대에 힘들다는 것은 공감이 되면서도 공감대가 되면 안 되는 상황이다.


'내 자식은 고생 안 시켜야지'라는 나의 부모 세대들 인생의 목표는 현재 대한민국의 교육 및 사회 전반 대부분의 문제점과 연관을 가지고 있다.(자식의 자식세대로 대물림은 당연)


이런 상황에서 그저 요즘 애들은 고생하기 싫어하고 눈만 높다고 매도하는 게 적절한가?


아이를 임신했을 때부터 나쁜 것은 보지도 듣지도 않던 사람들이 왜 자식 세대가 가진 가치관에 대해서는 한 발 물러서서 비난만 하고 그 배경을 안 보는지 씁쓸했던 내용에 대한 기록이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