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할 때 그 방학이요
친구 중에 교사가 있다면 분명히 이런 말을 해봤을 것이다.
"너네는 방학이 있잖아~ 쉬면서 월급 받는 거 부럽다!"
그런데 그런 교사가 부러운 교사도 있다...! 바로 학력인정학교의 교사들이다...(나 말이다 나!)
학력인정학교의 또 새로운 시스템을 소개할 시간이다. 그것은 바로....... [1년3학기제]라는 시스템이다!
보통 학년이 언제 바뀌는가? 3월이다. 3월이라 하면 공휴일인 1일을 제외하고 2일에 모든 학교가 개학식을 하며 신학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1학기가 끝나면 여름방학 후 9월에 2학기로의 돌입이 시작되고 겨울방학 후 익년 3월부터 또 새로운 사이클이 돌아가는 학교의 시스템은 모두가 겪어본 경험일 것이다.
말하자면 이 시스템이 1년2학기제라는 것인데, 1년에 2개의 학기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1년3학기제는 당연히 1년에 3개의 학기가 운영된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총 6개 학기]를 학년당 1년에 2개씩 3년 후 졸업이 아니라 1년에 3개씩 2년 후 졸업하는 실로 엄청난 슈퍼패스트 시스템인 것이다!(이런 아이디어는 어떡하면 낼 수 있지?)
*본 시스템의 이해를 위한 비교
[1년2학기제]
-1년 차(입학, 1학년 1학기, 1학년 2학기)
-2년 차(2학년 1학기, 2학년 2학기)
-3년 차(3학년 1학기, 3학년 2학기, 졸업)
[1년3학기제]
-1년 차(입학, 1학년 1학기, 1학년 2학기, 2학년 1학기)
-2년 차(2학년 2학기, 3학년 1학기, 3학년 2학기, 졸업)
이게 이론상(결국 실제) 가능한 이유가 있다.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을 최대한 줄이고, 월 1회씩 토요일에 봉사활동을 실시하여(즉, 월 1회 토요일 출근한다는 말) 수업일수를 조금씩 추가(연 12일 추가 가능)하면 된다. 이렇게 해서 남는 게 뭐냐고?
학생들에게 졸업을 빨리 할 수 있다고 어필이 가능하다! 그리고 사실상 이게 전부다.(숨겨진 비밀이 있긴 함...) 그런데 문제점은 결국 뭐냐면 몹시 짧아지는 방학이다. 일단 하절기, 동절기의 엄청 덥거나 추운 날에도 학생들은 등교해야 한다. 학생이 성인인 이곳의 특성상 건강 관련으로 우려가 되는 부분이긴 한데... 이런 말하면 '지가 쉬고 싶은 거면서 학생 핑계 댄다'라고 할지도 모르니 길게 적진 않겠다.
그래서 방학이 짧아지면 도대체 어느 정도로 짧아지냐고? 하계 약 1주일, 동계 약 2주일이다.
아, 물론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일반 학교 교사들보다는 짧지만 직장인에 비하면 1년에 3주 정도 쉬는 건데 좋은 거 아님?'
그렇게 생각하면 틀린 말도 아니긴 하다.(어떤 하소연도 항상 더 힘든 사례는 나오기 마련이니...) 다만 학교라는 곳에서 근무하는 입장으로만 보자면 내가 학교에서 일한다는 생각을 잠시 내려놓고, 학교와 비슷한 곳에서 비슷한 일을 한다고 생각해야 하는 관점은 필요하다.
그리고 또 뭐가 제약이 있냐면 '연차 사용'이다. 나는 이곳에 근무하며 풀연차라는 것을 단 한 번도 써본 기억이 없다.(병원 때문에 조퇴를 사용한 적은 2회 있음. 남은 수업이 없을 때 한 시간 정도 일찍 퇴근) 왜냐하면 내가 자리를 비우게 되면 누군가 내 수업시간에 땜빵을 해야 하고(진도를 이어서 나가는 건 불가), 학교급이 3개인 관계로 괴랄한 시간표에서 비는 사람을 배치시키면 어쩌면 그분은 4시간(혹은 그 이상) 연속 수업에 당첨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음 시간에 어긋난 진도를 다시 맞추는 것도 일이다... 워낙 맡는 학년이 다양한 이유이기에.
이와 관련한 경험으로 나는 아직 1정(1급 정교사) 연수를 받지도 못했다. 교육경력 3년이 지나면 연수를 통해 2정에서 1정으로 승급이 가능한데, 무려 자격증의 숫자가 바뀌는 꽤 중요한 컨텐츠이다. 하지만 내가 연수를 받지 못한 이유는 방학이 짧아서 1정 연수가 열리는 시기(일반학교였다면 한창 방학중)에도 이곳은 수업을 해야 했기 때문이고, 위의 연차를 포기한 이유처럼 내가 연수를 받으러 나가버리면 누군가가 2주 동안 나 대신 내 수업을 땜빵해야 하기 때문에 안된다는 것이다.
아 물론 이런 경우, 누구누구도 아직 2급이며 쌤만 힘든 거 아니라는 멘트는 당연히 듣게 된다. 나는 이것이 부당한 처사임을 알면서도 이 학교의 시스템에 속해있었기에 그냥 그러려니 했다...
아무튼 이럼에도 불구하고 이 특이한 1년3학기 체제가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니, 정말 이상하잖아... 졸업까지 3년이 걸리든 2년이 걸리든 졸업은 어차피 3학년만 하는 거고 3학년의 숫자는 정해져 있는데 왜 굳이 2년 만에 학생들을 졸업시키려고 하느냐...
그리고 나는 마침내 알아버린 것이다. 이 시스템의 아주 무서운 숨겨진 기능을...!
다음화 예고 : 호봉은 오르는데 호봉대로 안 받는 교사가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