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에 대한 답

by 독당근

이번 주에는 운 좋게도 지금 나에게 필요한 강연 두 개를 듣게 되었다. 하나는 <최인아 책방>의 최인아 대표가 <나에게 묻다>라는 주제로 하는 강연이었고, 하나는 스테르담 작가의 브런치 글쓰기 강연이었다. 두 강연 모두 몰입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나에게 강한 메시지를 주었다.

이 두 강연의 공통된 키워드는 '질문'이다.

최인아 대표는 자신의 인생에서 어떤 답을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보다 '무엇', '왜'라고 질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자신에게 유리한지 불리한지 보다 자신이 납득할 수 있는 결론으로 내릴 수 있을 때 우리는 스스로를 존엄하게 할 수 있다.

스테르담 작가 역시 '어떻게' 글을 쓸지 보다는 '왜' 글을 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본질과 수단이 전도될 때, '왜'가 아닌 '어떻게'에만 집중할 때 삶은 오염된다"라는 것이다. 책 쓰기를 위한 글쓰기는 소재를 소비만 하게 되고, 진짜 글쓰기는 소재를 생성해 오래 글을 쓸 수 있다.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어떻게'라는 수많은 질문들은 오랫동안 나를 괴롭혀 왔다..

어떻게 하면 독립적인 삶을 살 수 있지?
어떻게 하면 글을 빨리 완성하지?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쓰지?
어떻게 하면 그림을 잘 그리지?
어떻게 하면 상담을 잘하지?
어떻게 하면 위클래스를 잘 운영하지?
어떻게
어떻게
어떻게
.
.
.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은 시간과 노력, 즉 정성이 쌓여야 이루어지는 일들이다. 내 욕심만 가지고 서두른다고 완벽하게 해낼 수 없다. 하지만 나는 항상 내 앞에 주어진 일들을 빽빽이 숙제하듯 얼른 해치우고 덮어버리려는 마음으로 해왔다. 무엇을 쓰는지도, 왜 쓰는지도 모르는 숙제를 손이 아파 괴로워하면서도 내려놓지 못했다.

'어떻게'라는 질문의 씨앗은 조급한 마음이다. 지금 당장의 결과물을 얻기 위해 지름길을 찾고자 하는 얄팍함도 더해진다. 내 빈 공간을 한시도 견디지 못하고 까맣게 채우려고 한다.



나조차 읽기 힘든 삐뚤삐뚤한 글씨로 가득 찬 내 마음은 그 누구에게도 읽히지 못하고 구겨진 채 방치된다.





나는 나를 방치하며 살아온 것이다. 현재의 나를 못마땅해 하고, 과거의 나를 그리워하고, 미래의 나를 선망하며 살아왔다. 순간의 생생한 행복을 느낄 수 없다. 현재의 나는 과거의 내가 바랐던 모습인 건 부정할 수 없다. 내가 행복할 거라고 믿었던 모습에 가까운데 누리지 못하고 다시 허겁지겁 빽빽이를 채우려고 한다.

월급을 받았을 때의 뿌듯함
내가 쓴 글을 읽어주는 사람들의 격려
일요일 아침 그림 수업의 즐거움
나를 좋아해 주는 학생들의 순수한 미소

이 소중한 것들을 온전히 받아들이기보다 부족하게 여긴 나의 오만함이 부끄러워진다.
동시에 내가 놓친 것들이 너무 아쉬워서 더더욱 놓치고 싶지 않아진다.



이젠 내 마음을 한 자 한 자를 정성스럽게 애정을 담아 써 내려가야지.
내가 무엇을 쓰려고 하는지, 왜 쓰는지 누구나 알 수 있는 투명한 마음이 되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