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론 머스크를 보고 있으면, 사고의 스케일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가 궁금해진다. 미래의 자동차, 자율주행 전기차로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없어졌지만, 그의 무대는 스페이스 X를 통해 이미 한참 전부터 지구를 넘어 우주로 뻗어나가고 있었다. 그렇다고 그가 당장 오늘의 현실 문제를 외면하고 허황된 꿈만 꾸는 몽상가이기만도 아닌 것이, 교통 체증이라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래의 공상과학 만화에서나 봤을 법하게 미국 서부에 지하 터널을 파서 초고속 진공으로 움직이는 하이퍼루프 시스템을 만들기 시작하여 최근에는 유인 주행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대중에게 심지어 무료 개방할 계획이라는 것을 예전부터 밝혔었다. 어떻게 하면 한 인간이 이렇게 현실적이고 미래적인 문제에 한계 없는 스케일로 커나갈 수 있을까. 문득 다시 떠올랐다 그런 대단한 남자를 키워낸 대단했던 어머니가. 엘론 머스크의 어머니 메이 머스크, 20대 중반 이혼으로 세 아이를 책임지게 된 '싱글맘'이었던 그녀, 지금은 70대의 멋지고 당당한 잘 나가는 현역 모델이며, 저명한 영양학자이다. 그녀는 세 아이를 가난한 환경에서 힘들게 키웠지만 한 순간도 자신을 놓지 않았다고 한다. 스스로 더 당당하게 생계를 꾸려나가기 위해 이학에 이어 영양학까지 석사를 두 개나 따고 각종 강연을 다니며, 어린 시절부터 인정받았던 능력을 바탕으로 모델 일도 계속 병행했으며, 지금 이 나이에도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학자와 모델이라는 두 직업을 멋지게 이어가고 있다.
1. 억만장자의 눈물겨운 어린 시절
장남 엘론 머스크가 8세일 때 이혼 후 애 셋을 책임지게 된 20대 중반 싱글맘은 생계를 위해 일을 시작했고 빈곤층이 사는 임대아파트에서 우유라도 한 번 엎으면 '다시 살 돈이 없어 서러워' 눈물 나는 힘든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큰 아들 엘론은 방이 없어 거실 소파에서 자야 하고, 아이들 머리는 직접 깎아 키우는 그런 상황에서 그녀는 5개의 직업으로 생계를 꾸리면서 자기 계발도 소홀히 하지 않아 2개의 석사학위도 받았다고. 그녀 나이 50세 생일이 될 때까지도 집도 차도 없었을 정도로 계속 가난했지만, 그녀는 항상 당당하고 긍정적이었으며 생존 그 이상의 삶을 개척하는 중이었다. 엄마의 긍정적이고 당당한 모습을 매일의 삶에서 배운 아이들이 찌들고 우울하게 자라지 않았던 것은 우연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녀의 곁에는 50세 생일 선물로 나무 모형을 선물하며 우리가 커서 꼭 엄마에게 나중에 꼭 이런 집과 차를 사주겠다는 약속을 해주는 든든한 아이들이 셋이나 있었다.
2. 결국, 다들 아는 해피 앤딩
물론 그 꼬마들의 약속은 지켜졌고, 지금 메이 머스크는 뉴욕과 LA에 집이 한 채씩 있으며 테슬라를 몰고 다닌다. 장남 엘론 머스크는 페이팔의 창업 멤버로 이미 백만장자가 된 후 현재는 테슬라, 스페이스 X의 CEO가 되어 스티브 잡스 이래 가장 핫한 최고경영자라는 소리를 듣기도 하고, 둘째 아들도 잘 나가는 식당 8개를 소유한 CEO이자 벤처 캐피털리스트, 막내딸은 영화감독으로 활약 중이라고 한다. 엘론 머스크는 아직 살아있는 그의 생부의 막장 같은 삶(70대에 의붓딸과의 사이에서 아이를 낳음)을 치부로 생각하는 반면, 돈독한 동생들과 엄마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한 것을 여러모로 볼 수 있다. 가난한 형편에 마음까지 상처에 찌들고 부모와 세상에 대한 원망과 피해의식으로 사로잡히는 경우도 많은 요즘 세상에 어떻게 키웠길래 애들이 이렇게 다들 잘 자라주었을까? 엘론은 가난한 싱글맘 밑에서 크면서도 "엄마, 나는 우리가 커오면서 진짜 가난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라는 기특한 말을 했다고 한다.
3. 그녀의 양육 방식
그녀의 다른 인터뷰를 보면 "헬리콥터 맘이나 드론 맘과 같이 애들 주위를 뱅뱅 돌며 극성을 부리는 엄마가 될 수도 있었으나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을 선택했다"라고 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대신 직접 부지런한 삶을 보여주는 것으로 노선을 정했다고 한다. 또한 아이들은 건강하게 잘 지내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며 ‘좋은 엄마 되기’에 많은 스스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나, '예의 없음'에는 가차 없는 엄격한 철학을 유지했다고 한다. 소소하게는 어른에게 인사를 잘 안 하거나, 식사 시간에 바르게 앉지 않거나, 다 먹은 음식 접시를 싱크대에 갖다 놓지 않거나 등 원칙에 맞게 행동하지 않을 땐 놓치지 않고 분명하게 혼을 냈다는 것이다. 지금도 그녀는 아들을 억만장자를 넘어선 조만장자(?)로 대하지 않고, 그가 다른 졸부들처럼 요트나 섬을 사는데 탕진하는 대신 지구와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투자하는 것을 적극 지지한다고 한다. 인생에서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배우는 곳은 책도 학교도 아닐지 모른다. 그것이야말로 뼛속 깊이 양육되는 DNA가 아닐까.
젊은 날의 그녀는 물질적으로 가난했지만 정신적으로는 이미 지금과 다름없는 크나큰 부자였다. 나이가 더 든 오늘날의 그녀는 육체적으로는 늙었지만 정신적으로는 그 누구보다도 젊다. 전 세계 모델들의 전체 평균 나이가 고작 20대인데, 70세에도 그녀는 아직도 모델로서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2020년 칸 라이온즈 (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에서는 마케팅 세미나의 패널로도 초청받아 목소리를 내는 등의 활동을 하면서, 대단한 '엘론의 어머니' 등의 타이틀이 필요 없는, 메이 머스크 그 자체로 아름답고 멋진 노년의 롤모델로 맹활약을 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석봉이 어머니도 있었고, 중국에도 '맹모 삼천지교'라며 동양적 사상으로 어머니는 아이 위주로 '희생해야지만' 아름다운 전설로 남는 문화가 뿌리 깊이 박혀 아직까지도 그런 강박이 어느 정도라도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여전히 많다. 하지만 현대 시대에 국경 없는 경쟁 사회에서 진정한 세계의 리더는 엄마의 일방적인 희생을 밟고 큰 것 같지만은 않다. 아이는 '키워 내는' 것이 아니라, 타고난 기질을 '스스로' 최대한 잘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에 부모의 역할이 있지 않을까. 그것이 꼭 금전적으로든 시간적으로든 '무조건 양적으로 많이' 지원해줘야만 하는 것이 정답도 아니라는 것을 메이 머스크를 통해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