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홍대화실 정착기
입실은 했는데, 아직 의견을 낼만하지 못해서, 하라는 데로 네 하던 시기의 그림이다. 화실에 굴러 다니는 화집 중에 기법 기준으로 골라 베끼는 것이었다. 난 기술 짠하게 되는 거 바라지 않은데요, 그런 말 못 하고, 네 재밌겠네요 하며 했었다. 실제로도 선생님이 다 뜻이 있을 것이다 신뢰하고 따라간 것이기도 하다. 붓을 기울였을 때 물감이 더 잘 묻는다도 모르는 수준이었으니, 이 두 그림 거치면서, 오일에 한 걸음 익숙해졌고, 몸도 좀 풀렸었다. 뭐 나야, 절대 연습량의 절대 부족 아닌가. 뭐라도 해야지.
다만, 재밌었다고는 말 못 하겠다. 특히, 붉은 드레스의 여자. 거친 붓터치를 해본다는 것에 좀 설레었지만, 역시나 소재가 나랑 너무 안 맞아서, 그리는 내내 숨고 싶었다. 그림이 너무 이쁜 거지. 나 이쁜 거 별로 안 좋아하잖아. (컴플렉슨가? 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