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를 꿈꾸는 편의점 점주 신입 1년차의 관찰일기.
관찰
[observation] 사물이나 현상을 주의 깊게 조직적으로 파악하는 행위.
일기
[ 日記 ] 매일매일의 일과 경험을 개인적인 느낌이나 사고의 추이에 따라 기록하는 자유로운 산문양식.
<나의 관찰일기>
명확환 관계를 맺은 사이가 아니어서 서로에 대한 정보는 없으나,
매일같이 주기적으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을 관찰하고 나의 생각을 자유롭게 기록한 글.
나의 관찰일기이다.
나의 관찰은 언제부터 시작이었을까 생각해보면, 그리 긴 역사는 아닌 것 같다.
영화를 전공하면서 그냥 아무생각없이 보던 영화를 하나하나 따져가며 보기 시작했다.주인공의 말투하나, 손짓하나, 화면의 크기에 따라 인물의 표정이 얼마나 담기는지, 주인공 방의 벽지 색상은 왜 이렇고 인물 사이에 놓인 저 문은 무엇이며, 이런걸 하나하나 따지면서 보라는거다. 그때부터인가 자연스럽게 영화도 드라마도 관찰을 하면서 보게 되었다.
그리고 몇년이 지나고 넷플릭스 재팬 프로그램인 <테라스 하우스>를 보게되었다. 학교 동기가 인스타그램에 재밌다며 올린 게시물을 봤다. 관찰하는걸 좋아하는 사람은 재밌게 볼 것이다 라는 내용이었다. '뭐지?' 하면서 보기 시작한 테라스 하우스는 계속해서 다음시즌을 기다리며 봤다. 이 프로그램에 대해서 설명을 하자면, 한국 프로그램중 <하트시그널>과 유사하다. 테라스하우스에 목적을 명확하게 연애로 추가한게 하트시그널이다.
테라스하우스는 패널들도 관찰만 한다. 근데 다소 그들만의 재미에 따라서 오지랖도 물론 많다.또, 테라스하우스에는 출연진들마다 목적이 다르고 졸업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이 프로그램에서 하차의사를 밝히면 졸업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출연 목적은 본인PR이 가장 많다. 사업을 위해, 연예계 진출을 위해, 나를 알리고자 나오는 사람들이다. 물론 사랑을 하기 위해서 나오는 사람도 있었던 것 같다. 실제로 연인이 되고 둘이 졸업하는 커플도 있었다. 이런 관찰 프로그램을 보면 사람들의 감정 변화와 갈등이 생겼을 때 풀어나가는 방식을 보면서 이렇게도 하는구나, 이렇게 하면 안되겠다, 등 이런류의 사람들을 간접 경험한다고 해야하나? 재미도 있지만 이런 생각도 많이 들었다. 사실 가장 신기한거는 화면 안에 또 다른 카메라가 전혀 잡히지 않고 다양한 앵글이 갖춰졌다는거다. 처음 봤을때는 한국예능에서는 보지 못했던 연출 때문에 뭔가 잘 짜여진 드라마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여행이다.
2019년도 여름, 혼자서 두달정도 여행을 다니면서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도 너무 소중하지만, 나는 나만의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그때 많이 느꼈다. 두달동안의 여행이 그렇게 외롭게 느껴지지 않았다. 물론 그 속에서 소중한 인연들을 많이 만났지만, 도시를 이동하거나 숙소에서는 오롯이 혼자였지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면서 낯선 곳에서 느끼는 감정들이 더 예민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기차를 타서 말도안되는 크기의 캐리어를 짐칸에 올려넣으려고 했을때,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와서 도와주고 쿨하게 자리로 돌아가는 사람들을 보고 울컥할때도 있었고, 기차를 잘못내려 의도치않게 버스정류장에서 히치하이킹을 할때도 숙소까지 데려다 줬던 오스트리아 부부도 있었다. 이들은 나에 대한 정보는 여행자라는 것 밖에 없는데도 이렇게 호의를 베풀어준거다.
생각을 해보면 사실 굉장히 어렸을때부터 누군가를 관찰하고 있었을거다. 모두 나와는 다른 사람이고, 다른 생각을 할것이고, 그런 누군가와 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라면 관찰을 하게 되는거 아닌가? 탐색?
브이로그도 있다. 누군가의 일상, 나와는 다른 사람의 일상. 괜히 마음이 편해지는게 있다. 요리를 하는 영상도 좋아한다. 이건 관찰이 아닌가? 아무튼.. 하나하나 생각해보면 끝도 없다. 생각을 하고 있다면 누구나 다 관찰을 하면서 살고있는거 아닐까?
아무생각없이 내 할일만 할수도 있지만, 나는 살짝의 오지랖이 있는 성격인 것 같다.
내가 지금 시작할 관찰일기는
내가 가장 익숙한 이 편의점 안에서 관찰한 사람들이다. 이름은 모르지만, 이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음료는 무엇이고, 매일같이 사는 담배의 종류는 어떤거고, 이 사람의 안주는 무엇이며, 이름모를 이 사람의 주사는 무엇인지 알고있다.
또, 여행은 사람으로 기억된다. 여행을 하며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묘한 소속감을 느낄때가 있다. 낯설지만 여행지를 떠올리면 항상 떠오르는 사람들을 관찰한 일기 이기도 하다.
결국은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