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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고 Oct 06. 2017

뻔하지 않은 엔딩

드라마 스페셜 <우리가 계절이라면>

태어날 때부터 함께였던 기석(장동윤)과 해림(채수빈)은 서로의 단짝 친구였지만 중학생 때쯤 멀어졌다가 고등학생이 되어서 재회한다. 등하교는 물론 같이 있는 게 일상인 두 사람은 서로를 챙기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그게 어떤 마음에서 비롯되었는지 잘 알지 못한다.

그러던 중 전학생 동경(진영)이 나타나고, 동경이 해림에게 관심을 보이자 기석은 경계하고 불안해한다.           

진영이 채수빈 우산 씌워주는 부분에서 좀 심쿵. 하지만 장동윤이 채수빈을 대하는 장면들은 모든 장면이 심쿵. 소꿉친구로 자라서 서로를 츤데레처럼 챙기는 남녀의 모습은 영화나 드라마에 많이 나오는 소재이지만 이 작품은 또 이 작품만의 매력이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진영의 관심에 직접적으로 '느끼하다'라고 멘트를 날리는 채수빈의 대사가 사이다였다. 서로 너무 가까워서 좋아하는 감정인 줄도 모르는 남녀 사이에 새롭게 등장해서 여자 주인공의 마음을 빼앗는 서브 남주가 아니라, 그냥 지나가는 캐릭터 느낌이라서 사실상 진영은 예고편에서 과장 광고된 느낌마저 들었다. 그저 장동윤 중심이랄까.                               

<이 부분부터는 결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안 그러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어진 마음. 아빠의 외도를 목격한 해림은 충격을 받고, 기석을 좋아하는 자신의 마음도 '안 그러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마음'이라는 사실 때문에 결국 기석을 외면한다. 하지만 해림이 동경 때문에 자신을 외면한다고 생각한 기석은 해림을 멀리 한다. 

결국 두 사람은 서로가 없는 여름, 가을을 보내고 겨울을 맞는다. 해림은 살던 도시를 떠나 서울로 떠나게 되고 기석은 해림이 원했던 결말처럼 키스로 끝나버리는 엔딩이 아닌 무언가 남아 있는 것 같은 포옹으로 해림을 보낸다.
뻔하지 않은 엔딩이었지만 그래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두 사람이 다시 서로를 바라보는 것도 아니고, 이별하지 않는 것도 아닌 그런 결말이라서. 하지만 내가 해림의 상황이었어도 똑같이 행동했을 것 같다. 충격적인 아빠의 외도의 변명이, 아빠가 그 여자에게 느끼는 감정이 자신이 누군가에게 갖는 감정과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도저히 그 감정을 옳게 바라볼 수 없을 것 같다. 그 마음 자체를 부정하고 싶을 테니까. 참 예뻤는데 너무 아쉽게 끝나버린 두 사람의 마음이 너무 안타까웠다.

찾아보니 해림의 마음에 대한 생각이 각기 달라서 놀랐다. 해림의 마음이 새로운 곳을 향했기 때문에 기석에게 미안해했다는 해석이 많은데 내 생각은 좀 달랐다.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니까. 의도는 작가님과 연출님만이 알겠지... 아 궁금하다 근데. 같은 작품을 봐도 생각하는 것은 참 다르구나. 아무튼 나는 그렇게 해석! 내 마음속에 두 사람의 이야기를 애틋 애틋하게 남겨둬야지.

다른 작품들도 어서 보고 싶어 지게 만드는 참 좋은 첫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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