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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고 Oct 08. 2017

자유연애를 꿈꾸다

드라마스페셜 <만나게 해, 주오>

제천에서 가출해 경성으로 온 숙자(조보아)는 모던보이를 만나 결혼하는 것이 꿈이다. 경성혼인정보회사에서 주최하는 쌍쌍파티를 본 숙자는 경성혼인정보회사 사장 주오(손호준)에게 자신의 짝을 찾아주기를 부탁한다. 숙자가 10전 잡화점 사장이라고 착각해 '갑' 회원들을 소개해주던 주오는 숙자가 단지 10전 잡화점의 점원이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그녀의 짝을 찾아주기 위한 만남을 이어나간다.       

어린 나이에 결혼하는 조혼이나 얼굴도 모르는 남녀가 부모의 뜻에 따라 결혼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조선시대에서 개화기로 넘어오면서 모던보이, 모던걸이 생겨난다. 그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짝을 찾아 결혼하는 것을 꿈꾸지만 그럼에도 조건은 필요한 법. 서로가 꿈꾸는 이상형을 찾아 '연분예감'이라는 편지를 보내는 것이 주오의 일이다. 

지금은 정략결혼이라는 말이 더 낯설지만 저 시대에 저런 자유연애가 오히려 낯선 단어였을 것이다. 너무나 당연한 권리인데도 그것마저 힘들었던 시대. 아버지를 시골에 두고 상경한 숙자의 마음을 이해할 것 같기도 하다.

드라마를 보면서 가장 많이 한 생각은 '조보아 옷 예쁘다, 구두 예쁘다, 입술 색 예쁘다, 머리 스타일 예쁘다' 그냥 조보아가 예쁘다.

연기가 어색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코믹한 연기도 능숙하게 잘 하고 꾀죄죄한 모습도 사랑스럽다. 잡화점 사장이라서 갑 등급이 아니라 예뻐서 갑 등급이겠지...                                                    

예상했던 대로 혼인 정보회사의 만남은 알맞은 짝 찾아주기가 아니라 본인들의 짝 찾기가 되어간다. 아버지가 독립군에 자금을 대줬기 때문에 집안이 망한 주오는 하필 숙자가 싫어하는 조건이 돈 없고, 빚 있고, 사업하는 남자지만 서로를 향한 숙자와 주오의 마음은 어떤 조건도 뛰어넘을 수 있는 마음이 된다.


어쩌면 이건 '그랬으면 좋았겠다.'라는 이야기에 가까운 것 같다. 그렇게 쉽게 징발이 취소될 수만 있다면... 허허... 얼마나 좋을까. 어딘가 떠있는 느낌? 
그래도 일제강점기라는 우울한 시대적 배경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더한 발랄하고 귀여운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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