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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고 Jun 25. 2018

여자의 욕망

영화 <마담 보바리>

엠마(미아 와시코브스카)는 시골 마을 의사인 찰스와 결혼하게 된다. 하지만 사랑과 행복한 생활을 꿈꾸던 엠마에게 찾아온 건 늘 똑같이 반복되는 지루한 생활뿐이다. 그런 엠마에게 젊은 청년 레옹(에즈라 밀러)이 다가오고, 엠마는 그를 밀어낸다. 
레옹이 떠난 후, 무기력해진 엠마에게 마을 상인 '르뢰'는 장식품이나 옷을 권하고, 엠마는 점점 자신을 치장하고 집을 꾸미는 일에 빠져든다. 그러던 중 로돌프 후작이 그녀에게 관심을 보이고, 그녀는 망설이지만 결국 그를 거부하지 못한다.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엠마는 점점 더 위험한 탈출구를 찾기 시작한다.



처음에 엠마는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꾼다. 자신의 남편이 될 사람이 자신의 운명이기를 간절하게 기도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그녀의 남편 찰스는 그녀가 생각했던 이상적인 남편이 아니었고, 그녀는 점점 그와의 결혼생활에 지쳐간다.



<마담 보바리>는 외설적인 내용과 자신의 욕망을 탐하는 여성의 모습 때문에 '금서'로도 분류됐었지만 지금은 누구나 한 번쯤은 읽지는 못했어도 들어는 봤을 고전 작품이 되었다. 나도 제목을 들어본 적은 있었지만 책으로 읽어본 적은 없었는데 영화로 보면 좀 더 다가가기 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스토커>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주인공이었던 미아 와시코스카의 연기가 보고 싶었다. <스토커>에서는 아직 성인이 되지 못했지만 그 경계에 선 아직 성숙하지 못한 소녀의 모습이었는데, 이 작품에서 '마담 보바리'라는 이름을 어떻게 소화해낼지 궁금했다. 
영화 속 그녀는 전혀 어려 보이지 않았고, 욕망에 의해 망가져가는 한 여인을 잘 보여줬다.



이 작품에 대해 한 마디로 말하자면 '여자의 욕망'이 아닐까 싶다. 처음에는 하루 종일 남편을 기다리며 매일 반복되는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이 시작이었고, 그다음은 열정적인 사랑을 받고 싶은 욕망이 생겨났다. 자신을 더 예쁘게 치장하고 싶어서 사치를 부리기 시작했고, 자신을 사랑한다고 속삭이는 남자들에게 배신을 당하면서 점점 망가져간다. 그녀는 부도덕하다. 두 명의 남자와 외도를 했고, 그런 자신의 행동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 같아 보이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녀를 이해할 수는 있을 것 같다. 그녀는 사회가 바라는 여성이나 아내로 살기보다는 그냥 한 '여자'로 살고 싶었던 어리숙한 여자였다.



영화 초반에 녹색 원피스 한 벌이 엠마의 의상의 전부다. 하지만 점점 그녀의 옷은 다양해지고, 그녀는 점점 더 아름다워진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은 그녀를 지켜주지 못한다. 그녀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오히려 그녀가 벗어나고 싶어 했던, 답답하고 자신을 괴롭게 하는 남편 찰스뿐이었다. 그야말로 그녀를 사랑한 단 한 사람이었다. 



아름다웠던 여인은 스스로를 불태워 사라져버렸다. 그녀는 마지막에 자신에게 남은 것이 아무 것도 없음에 절망했겠지만 허울 좋은 껍데기 속에 사는 것보다는 짧고 화려한 불꽃으로 사라진 그녀의 삶이 더 후회 없지 않았을까.


가진 것을 잃지 않기 위해 나를 잃는 선택을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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