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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고 Nov 01. 2016

끝없는 고민

지금 네 고민이 세상에서 제일 심각한 것 같지?

100명이 모인 캠프에서 노란 종이 하나씩이 각자에게 주어졌다.


"여기에 고민을 적어 비행기를 만들어 날려주세요."


나는 가만히 종이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내 고민을 적기에 너무 컸고, 너무 작았다.

나는 겨우 다섯 글자를 적고 비행기를 대충 접어 앞으로 던졌다.


너무 대충 접어서 다른 종이비행기보다 눈에 더 띄었던 내 비행기를

'좀 놀아 본 언니' 장재열 님이 펼쳐 들었다.


끝없는 고민이라고 적어주셨네요.

왜 하필 내 거야??!

아니, 정말 읽히는 게 싫었다면 비행기를 접어 던지지도 않았겠지.

과연 저 무수한 종이비행기 중에 정말로 펼쳐지고 싶지 않은 종이비행기가 있을까, 싶었다.


장재열 님은 이 문제는 다른 사연과 함께 제가 말해드릴게요,

라고 말했다.

각자 취업이나 연애에 대한 여러 고민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아니, 청춘들이었다.


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가 사는 삶은 얼마나 평온한지 생각했다.

아픈 곳도 없고, 돈을 벌어오라고 나를 압박하는 사람도 없으며, 나에겐 내 편이 되어줄 많은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래서?


그렇다고 해서 내 고민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 사람들의 고민은 그 사람들의 고민이고, 내 고민은 내 고민인 거니까.

누군가 보기에는 배부른 투정으로 보이겠지만 나한테는 심각한 고민이다. 그건 누구도 나 대신 판단할 수 없다.


그것이 내가 노란 종이에 "끝없는 고민"이라고 적은 이유다.

취업이 결정되기 전에는 취업이 가장 큰 고민이었고,

취업이 결정된 후에는 앞으로 일을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가 가장 고민이었다.

시험만 잘 보면 될 줄 알았더니 그 후에는 면접이 있었고,

면접만 끝나면 다 될 줄 알았더니 진짜 일의 시작은 아직 열린 것도 아니었다.

                                                   

남들이 보기에는 먼지만 한 가시 같아도
그게 내 상처일 때에는 우주보다도 더 아픈 거예요                                                                                                      


살면서 고민은 정말 끝이 없다.

이건 마치 남자 친구가 없을 때는 없어서 고민인데,

남자 친구가 생기면 생겨서 고민인 그런 느낌...?


그래서 나는 지금 나를 너무 무겁게 누르는 그 고민도

시간이 지나면 수없는 고민 중 하나가 되어있을 것이란 걸

고민에 눌려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알면 좋겠다.


당신의 고민은 절대 다른 사람의 고민보다 작은 것이 아니다.

하지만 당신의 삶 속에서,

지금 잘 버텨내면 나중에 웃을 수 있을 거라고

잘 버텨내지 못해도 그냥 조금씩 흘러갈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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