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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고 Oct 01. 2018

당신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글의 힘


먼 옛날

누군가는 창과 총을 들 때 붓을 들던 사람들이 있었다.


어떤 이들은 그들에게

겁쟁이라고 손가락질했지만

그들의 손에 들린 것은 그들만의 칼이고, 총이었다.


오늘 우리가 나라를 빼앗기던 때에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던 드라마가 끝이 났다.


누군가는 총으로 싸웠고, 누군가는 글로 싸웠고, 누군가는 마음으로 싸웠던 그때.

그때의 참담함을 우리는 직접 겪어보지 못했다.

하지만 드라마를 통해 사람들은 분노하고, 슬퍼하고, 아파했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이를 위해 눈물 흘리고,

현실에 존재했던 그 시절의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마음에 담았다.


나는 이 모든 것이 누군가의 손끝에 나왔다는 것이 믿어질 수 없을 만큼

글의 힘에 놀란다.


어릴 때부터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을 존경했다.

사람들은 책을 많이 읽으면 글을 잘 쓸 수 있어진다고 하지만

나는 잘 쓰인 작품을 볼 때마다 경이함과 함께 한없이 초라해짐을 느낀다.

글은 그 재능이 주어진 자가 써야 한다고.


영화 <동주>를 보면 송몽규는 총을 들고 싸우지만

자신의 친구이자 사촌인 윤동주의 손에는 펜을 쥐어주고자 한다.

그는 글의 힘을 믿는 이었으므로.


우리는 글을 쓰는 재능을 받지 못한 사람이더라도,

적어도 글의 힘을 믿는 사람 이어야 한다.

그래야 글을 쓰는 사람들을 지킬 수 있다.


이 순간에도 글을 쓰고 있을 사람들을 생각한다.

그들의 펜 끝에서 무언가 빛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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