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야마 아마리 에세이, <스물아홉 생일, 1년 후에 죽기로 결심했다>
하루하루를 그냥 살아가던 주인공은 제대로 된 집도, 직장도, 친구도 없는 자신의 현실을 비관하여 스물아홉 생일 자살을 결심한다. 단, 자살하기 전 1년 동안 열심히 돈을 모아 라스베이거스에서 모아둔 돈을 다 쓴 후 미련 없이 삶을 포기하기로 다짐하고 자신에게 '아마리'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인다. 스물아홉 생일 이후부터 라스베이거스에 갈 돈을 모으기 위해 호스티스, 누드모델 일을 하게 된 아마리. 처음에는 낯선 생활에 포기할까도 생각하지만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새로운 세계에 적응하려고 애쓴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친구도 만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아마리는 점점 본래의 무기력한 삶에서 벗어나 모든 일을 열심히 하는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스물아홉. 이 나이에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반은 의도한 것이고 반은 의도하지 않은 것이었다. 이 책이 한창 인기일 때 읽지 않았었기 때문에 스물아홉이 된 지금 이 책을 읽기로 결심할 수 있었다.
사실 책을 읽기 전에는 뻔한 이야기일 거라고 생각했다. 죽음을 결심한 순간 1년의 기간을 두고 자신의 삶을 바꾸기로 결심, 결국 행복하게 살아갔다는 이야기는 소설 같을 거라고. 하지만 책 속에는 정말 죽음을 결심하고 오직 자신의 목표를 위해 열심히 살아간 한 여자가 있었다. 죽음을 결심했기 때문에 무엇이든 할 수 있었고, 자신의 목표를 한순간도 포기하지 않고 달렸기 때문에 그녀에게 새로운 삶과 기회가 생겼다. 그리고 그녀의 열정에 반한 새로운 친구들이 생겼다.
책을 읽으면서 허황된 꿈이 아니라 내가 진짜 이루고 싶은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살면 같은 환경, 같은 조건이라도 다른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 소설 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나는 가끔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나의 현실은 바뀌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지레 포기하곤 하는데 정말 내가 무언가를 바꾸기 위해 열심히 노력을 해보긴 했나 반성하게 됐다.
책을 읽지 않았을 때는 '나는 모든 것을 걸고 최후의 도박을 시작했다!'라는 문구나 돈을 모으기 위해 호스티스 생활, 누드모델 생활을 했다는 문구가 자극적으로 느껴졌지만 실제로 책을 읽으니 그 모든 것을 아마리가 자신의 목표를 위해 선을 넘지 않으며 잘 지켜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마리가 호스티스 일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하는 모습이 부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삶을 아마리는 욕심내지 않고 한번 간접 경험해보는 것으로 충분히 만족한다. 나도 그런 삶이 살고 싶다기보다 한 번쯤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국어를 배우기 위해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는 것도. 그리고 그 친구들과 진정한 친구가 되어 또 새로운 경험을 쌓게 되는 것도 멋있게 보였다.
누드모델 일도 그냥 단지 '누드모델' 일이라고 하면 돈을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 같지만 실제로 아마리는 그 일을 하면서 그림 그리는 사람과 모델 일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뚱뚱하다고 생각한 자신의 몸을 직접 바라보며 점차 자신을 사랑하게 되고, 그 변화는 아마리의 내면과 외면을 변하게 만들어 준다. 그런 변화들을 통해 아마리는 죽기로 결심했던 서른 살 아침 다시 새롭게 살아보기로 결심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 생각을 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생각만 하고 변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또 다르지만.
평생의 꿈을 가로막는 건 시련이 아니라 안정인 것 같아.
현재의 안정적인 생활을 추구하다 보면 결국 그저 그런 삶으로 끝나겠지.
한 번 사는 인생 후회하지 않도록 열심히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