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함께 남은
마음과 함께 남은 상처들이 있었다.
상처는 나의 부주의함으로 생긴 것이었지만
그 상처를 함께 걱정해주던 마음이 있었다.
화상이어서 꽤 오래 아물지 않고 내 손등에 남았던 자국은
그 사람이 사주었던 상처 치료제를 바르는 것에 게을러지고
상처에 대해 점점 잊어가고 있었을 때
원래 없던 것처럼 사라져 버렸다.
마치 그 사람에 대한 기억처럼.
찰과상이었던 발목에 상처는
처음에는 특이한 모양이었지만 모양을 금방 감췄고,
대신 그때의 상처임을 알아보기 힘든 흉터만이 남았다.
나는 그 흉터를 보며
언젠가 그 사람이 사주었던 흉터 치료제를 발라볼까 생각한다.
그게 언제던가.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난 약을 발라도 될까.
나는 그때 취업 준비생이라 돈이 없었고, 약값은 작은 흉터에 비해 너무 비쌌다.
망설이는 나를 대신해
아무 고민 없이 약을 사주던 사람.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나 보다,
흉터가 사라질 만큼의 시간이 흘렀는데도.
그 사람들이 그립진 않다.
상처는 아픈 것이었고
빨리 사라지면 하는 마음뿐이었다.
그리고 지금 내 곁에는
"상처가 하트 모양이야." 하고 내가 말하면,
"그게 뭐가 중요해. 아프잖아 바보야." 하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다.
너와는 상처를 만들고 싶지 않다.
아프고 빨리 사라졌으면 좋겠을 기억은 더 갖고 싶지 않다.
이미 나는 많은 상처를 가졌다.
눈에 보이는 상처이든 그렇지 않은 상처이든.
상처가 흉터로 남더라도
언제 있었는지 모르게 사라지더라도
나는 상처 받고 싶지 않고
누군가의 기억에 상처로 남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