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를 보다가
이 놈의 노트북은 맨날 업데이트를 하는데 좋아지는지를 모르겠다.
오늘도 역시 전원 버튼을 누르자 나를 반기는 건 파란 화면.
업데이트 중이니 종료하지 말고 기다리라는 메시지와 함께 모니터에 비치는 내 얼굴을 본다.
못 생겼다.
미용실 거울 다음으로 못생겨 보이는 게 노트북 모니터가 아닌가 싶다.
못생겨 보이는 게 아니라 가장 내 모습 그대로는 비추는 걸지도 모르지만.
예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여자로 태어나서 예쁘다는 건 어떤 의미로는 부루마블의 황금열쇠 우대권 같은 걸지도 모르겠다.
거울을 보며
그래도 이 정도로 생겨서 다행이다 하는 마음과
예뻤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마음이 번갈아 든다.
만족하지 못하는 것은 스스로를 괴롭히는 일이지만.
얼굴이 예쁘지 않으면 날씬하기라도 하면 좋을 텐데
화장을 잘하거나 옷을 잘 입거나
나를 잘 꾸밀 줄 알면 좋을 텐데 그것도 잘하지 못한다.
모니터에게 비친 내 모습을 보며 어떻게 하면 예뻐질 수 있을까 궁리하는 것보다
그냥 모니터를 빨리 닫아버리는 게 나의 모습이다.
오늘의 나는 못 생긴 내 얼굴에 불만을 가지지만
내일의 나는 그래도 이 정도 생겼으니 다행이다
이렇게 사지 멀쩡하고 돈 벌어서 맛있는 거 사 먹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하는 내가 되어야지.
아, 그래도 월요일은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