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때로는 빠르게
정말 오랜만에 다이어리를 펼쳤다.
이건 핑계지만 부서를 옮긴 후로는 다이어리를 쓸 여유가 없었다.
하루하루 눈 뜨면 출근하고, 퇴근하면 겨우 씻고 잠드는 일상이었으니까.
'나만의 속도'라는 다이어리의 이름이 새삼 이 다이어리를 살 때 나를 떠오르게 한다.
그때의 나는 나를 발전시키고 싶었다.
어느 사무실 속 부속품이 아닌 주체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나'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나의 속도가 아닌 다른 사람의 속도를 쫓는 , 눈치 보는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하루하루가 버겁고 자꾸 지치는 것이겠지.
나만의 속도로 살 수 있는 사람이 있나?
이제는 그런 의문도 든다.
답은 알고 있다. 물론 있겠지.
그런 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걸까.
나의 속도를 찾을 수 있는 생활 속에 살고 싶다.
천천히 그러다 필요할 때는 빠르게 나의 속도 페달을 내가 밟을 수 있는 삶.
아니,
어쩌면 모두 핑계일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