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 <어린이라는 세계>
팟캐스트를 통해 알게 된 이 책은 일단 진행자가 너무너무 추천했고, 작가님이 방송에 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너무너무 팬심을 드러냈고, 작가님이 방송에 나와서 하시는 말들이 너무 재밌어서 '대체 무슨 책일까' 궁금해졌다. 나는 누군가 애들을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단호하게 '아니요'라고 대답하는 사람인데, 어린이라는 세계가 궁금해진 것이다.
책을 읽으면 일단 생각지 못했던 어린이들의 이야기에 놀라게 된다. 얼마나 다양한 아이들이 있는지부터 그 아이들이 얼마나 순수한지, 혹은 얼마나 똑똑한지, 그리고 가끔은 얼마나 특이한 어법을 구사하는지.
사실 내 주변에는 어린 아이가 없다. 그래서 나는 어린 아이를 대하는 게 어렵고 힘들다. 나는 높은 톤으로 아이들에게 말을 걸지도 못하고,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 뭔지도 모른다. 대신 이런 생각은 한다. 내가 처음 보는 아이에게 반말을 쓸 권리는 없다는 생각. 어린 아이와 눈이 마주치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다. 그 아이와 나는 초면이고, 예의를 갖출 필요가 있으니까.
김소영 작가는 방송에서 이런 말을 했다. '아이를 낳아서 길러 보지 않아서 쉽게 생각한다고, 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 책을 읽지 않은 게 아닐까. 책을 읽으면 작가가 아이들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것이 느껴진다. 사랑하고, 존중하고 싶어 하고, 존중받게 하고 싶어 한다는 느낌. 그리고 어린이들에게 본인이 배운다는 것을 항상 인정한다. 그런 그녀의 모습이 더욱 어른 같아서 참 좋았다. 그냥 어른 말고 '좋은 어른'. 요즘은 아이를 낳아서 기른다고 무조건 좋은 어른이라고 볼 수도 없다.
책에 좋은 부분이 참 많았는데 그새 또 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읽으면서 참 좋다고 생각했고, 나도 모르게 미소 짓기도 했다. 어린이에 대한 책이지만 어른들을 위한 책인 것 같다. 진짜 어른이 되기 위해 꼭 봐야 할 책. 이 책을 많은 사람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던 팟캐스트 진행자의 마음을 알 것 같다. 나도 많이 추천하고 다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