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솔아, <최선의 삶>
주인공인 나 '강이'는 친구들과 몰려다니며 술집이나 무인 모텔에서 함께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시간을 유의미하다고 믿는 열여섯 중학생이다. 같이 몰려다니던 친구들 중 부자이고 예쁜 친구인 '소영'의 말에 따라 또 다른 친구 '아람'과 가출을 감행한 강이는 서울에서 이런저런 일을 겪게 된다. 부모님에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가출을 했던 소영은 원하는 것을 얻게 되자 망설임 없이 가출을 끝내고 집에 가자고 말하고, 집에 돌아온 세 아이에게는 각자 다른 것을 얻게 되고, 세 아이의 관계는 흔들리기 시작한다.
이 책은 제4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 수상작이고, 또 아이유가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인생 책이라고 말한 작품이다. 솔직히 어째서 아이유가 그렇게 말했을까 궁금해하며 읽기도 했지만 답은 잘 모르겠다 였다.
다만 그 나이의 여학생들에게 친구라는 것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것과 그래서 그것을 잃었을 때의 두려움과 막막함은 이해가 갔다. 함께 있으면 세상 두려울 것이 없는 마음도, 그러나 혼자 버려졌을 때 세상 사람들이 모두 나를 욕할 것 같은 마음도. 주인공들은 그런 그 나이의 마음에 맞게 최선을 다해 살았던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최선을 다했지만 부서져버린 것은 그 미숙한 아이들의 탓이 아니라고.
나는 탈선이라는 것과는 전혀 먼 삶을 살아왔기 때문인지 이 책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사소한 것으로 갈라져버린 관계를 붙일 수 없는 무력감은 알고 있다. 이 친구만 내 곁에 있으면 모든 게 괜찮을 것 같은 마음도 그래서 그 친구가 나를 떠났을 때의 끝도 없는 절망도 알고 있다. 아람이가 강이의 옆에 있어줬다면... 좋았을 텐데... 씁쓸한 마음이 남는다.
얼마나 많은 냄비를 써봐야 어느 냄비를 쓰
든 라면 물을 정확히 맞출 수 있을까.얼마나 많이 문제를 풀어봐야 어떤 선생이든 무슨 문제를 낼지 알아맞힐 수 있을까.얼마나 많이 꽃을 키워봐야. 얼마나 많이 꽃을 죽여봐야. 다짐을 더 자주 다지는 것밖에는 내가 나의 미래를 위해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 임솔아 <최선의 삶> 본문 중
막연한 미래는 두렵다. 얼마나 많은 경험이 있어야 무언가를 잘하게 될지 모른다. 하지만 대체 '무엇을' 얼마나 많이 해봐야 하는지도 애초에 알 수가 없다. 최선을 다한다고 모든 것이 '잘' 되지는 않는다. 그게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