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답정너 하나
"여기 하고 싶은 일 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어."
너무 맞는 말이라 반박할 말을 잃었다.
'뻐끔뻐끔'
붕어가 된 마냥 입만 열었다 닫았다 했다.
뭐라 반박하고 싶은데 반박할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표정 관리를 해보려 하지만 이미 굳어버린 얼굴은 사회생활을 잊은 듯했다.
내가 무어라 대답이 없자 결국 팀장님이 먼저 자리를 떠났다.
나에게 좀 더 맞는, 좀 더 배우고 싶은, 좀 더 잘할 수 있는 업무를 찾겠다는 게
그렇게 욕심처럼 보였던 건지.
아니 애초에 평소에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던 건지도 의문이 들었다.
팀장님과 5개월 같이 일하면서 많이 친해지고 편해졌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나를 생떼 부리는 MZ세대 부하 직원으로 여기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까지 이르렀다.
"네가 그 일을 하고 싶어 하는 건 알지만,
직장이라는 곳이 하고 싶은 일만 할 수 없다는 것 너도 잘 알지?
어느 위치에서든 열심히 하다 보면 또 기회가 올 거야.
너무 속상해하지 마."
팀장님이 그때 나에게 이렇게 말해줬으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나는 직장에서 옹졸하게 삐진 모습을 보이고 있던 나를 반성하고
팀장님이 언젠가 또 나를 자기 팀원으로 데려가고 싶어 지게 열심히 일 했을 것이다.
곱씹어 보면 그게 결국 같은 말일지라도.
하지만 팀장님은 6개월이 지난 며칠 전에 나에게 저때와 비슷한 말을 남겼고,
나는 그 말을 들은 다음 날 아침 출근 준비를 하다 이 글을 쓰기로 결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