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밤이든 라디오를 켜면
한밤, 그녀는 오랜만에 라디오를 켰다.
낭랑한 DJ의 목소리가 잠을 깨우는 것도 같고,
잔잔하게 흐르는 음악이 자장가 같기도 했다.
모두가 잠든 밤이라고 생각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녀처럼 아직 잠들지 못하고 있었다.
낯선 음악을 궁금해하고
귀에 익은 음악을 반가워하다
어느덧 DJ의 마지막 인사가 흘러나오고,
그녀는 뭔가 아쉬운 마음과 함께 잠자리에 누웠다.
내일도 만나자던 DJ의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그녀도 알 수 없었지만
언제나 라디오를 켜면
그녀와 같은 밤을, 하지만 그녀와 다른 밤을 보내는 사람들이
그곳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