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글을 '쓸 만한 인간'

배우 박정민 산문집

by 심고


어느 날 새벽 영화 음악 라디오에 게스트로 나온 배우 박정민과 이준익 감독.

그때는 '동주'라는 영화가 개봉해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을 때였다.


나에게 박정민이라는 배우는 얼굴은 알지만 이름은 잘 모르는 배우였는데,

라디오에 나온 그는 굉장히 바르고 성실한 배우로 나에게 다가왔다.


단지 겉모습으로, 주로 맡는 역할만을 봤을 때는

뺀질뺀질할 것 같고, 노는 것을 좋아할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지극히 주관적으로...)

나는 라디오를 들으며 그가 '참 멋있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동주>라는 영화를 통해서 '송몽규'를 연기하는 그를 보고,

이준익 감독이 왜 그렇게 그를 칭찬했는지,

사람들이 왜 <동주>의 진정한 주인공이 '송몽규'라고 이야기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나서야 얼마 전 본 영화 <오피스>에도 그가 출연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나서야...


백상 예술대상에서 박정민이 남자 신인상을 받았을 때

팬 마냥 기분이 좋았고,

혼자 마음속으로 제대로 된 시상식이라고 박수를 쳤다.


물론 그는 신인이 아니었고, 그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알까 싶기도 했지만

신인이 아니면 어떤가.

잘 했으니까 상을 주는 거지.


그리고 오늘은 그가 쓴 산문집 <쓸 만한 인간>을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혼자 피식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의 글은 (그를 본 적은 없지만) 그와 닮은 것 같았다.


솔직하고, 편하고, 익살스럽고, 희망적이고, 따뜻했다.


책을 읽었다고 갑자기

박정민이란 배우의 팬이 돼서 나오는 작품마다 챙겨보겠다는 것은 아니다.(나는 누구의 팬도 아니다...)

하지만 언제든 그가 나오면 반가울 것 같고, 마음속으로 응원할 것 같다.

배우로서 많이 볼 수 있기를, 그리고 두 번째 책도 나오길.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사람과 사람의 이별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