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영 소설집 <쇼코의 미소>
책을 읽으면서 이 소설집은 우정과 사랑 사이 어떤 감정에 대한 것이라고 느꼈다.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
근데 이 책에 나오는 감정들은 우정이라고 부르기엔 좀 부족하게 느껴진다.
할아버지가 손녀를 사랑하는 마음,
엄마가 딸을 사랑하는 마음,
친한 친구 혹은 언니를 사랑하는 마음.
그리고 멀리 떠나버린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
하지만 결국 이별 이야기이기도 하다.
처음 작품이었던 '쇼코의 미소'를 읽다가 울었다.
소유의 할아버지 이야기를 보면서 돌아가신 할머니가 생각났다.
그리고 '미카엘라'를 보면서 다시 그랬고, '비밀'을 보고 나서는 너무나도 마음이 아팠다.
우리 할아버지도, 할머니도, 엄마도 나를 그렇게 사랑했을까.
나의 모든 순간을 기억 속에 새기고 그 기억만으로도 남은 생을 살 수 있을 만큼 행복하게.
그렇게 나를 사랑했을까.
책을 보면서 나는 자꾸만 울었다.
'비밀'은 너무 마음이 아프지만 이 책에 있는 작품 중에 가장 좋기도 했다.
이 작품 때문에라도 이 책을 읽어보라고 하고 싶을 만큼.
'미카엘라'와 이어서 봐야 하는지 떼어놓고 봐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자연스럽게 이어서 읽어져서...
세월호를 담담하게 그러나 더할 수 없이 아프게 생각나게 했다.
아프지만 꼭 읽었으면 좋겠다. 함께 슬퍼하고 위로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