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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고 Dec 31. 2016

2016년을 보내며

스물여섯 안녕


2016년을 보냈다.

스물여섯이었다.


정신을 차리고 돌아봤을 때는

이미 반쪽만 남아있었다.

(어쩌면 당신과 함께 사라졌는지도 모르겠다.)


남은 반쪽을 잘 보내기 위해서

기억 창고 어딘가에 스물여섯의 자리를 만들어두기 위해서

혹은 사라져 버린 스물넷과 스물다섯을 위해서

나는 계속 움직였다.


너무나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너무나 나쁜 사람도 만났다.


나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고,

나를 감추기 위해 노력했다.


너무나도 익숙했던 마음에서 벗어나

설렘을 선택했지만

언제나 내가 하는 선택이 옳은 것이었는지 나는 알 수가 없다.

그냥 그때그때 후회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뿐.


많은 글을 읽고

꽤 많은 글을 써봤다.

글을 쓴다는 건 지금도 어렵기만 하지만

포기하지 않아야겠다는 용기를 얻었다.


미래가 아닌 지금의 나를 위해 살기 위해서

그래서 미래의 나를 만들기 위해서.

스물여섯의 나도 나고,

스물일곱의 나도 나일 테니까.


나의 스물일곱을 나도 알 수 없기 때문에

두렵지만 설레는 끝, 그리고 시작.


끝은 언제나 또다른 시작이겠지.

안녕 2016년,

안녕 201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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